경제·금융

김우중 회장 경제난 극복 결의 의미

◎정부정책 화답·세계경영 착근 의지/노동법관련 고용증대 강조 이미지 높이기/해외시장 개척·체질개선 등 자신감까지대우그룹이 20일 김우중회장 주재로 사장단회의를 열어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기로 결의한 것은 경제난을 타개하려는 정부정책에 화답하고,「제2의 관리혁명」으로 세계경영을 빨리 착근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그룹 수뇌진이 한데 모여 수출을 늘리고 고용을 늘리는 한편 수입억제등을 통한 과소비억제와 경비절감운동및 생산성향상에 적극 나서기로 결의한데서 잘 나타난다. 김회장은 이날 심각한 위기를 맞고있는 한국경제의 경쟁력회복을 위한 대우의 솔선수범을 강조하면서 그룹사장단에게 배전의 노력을 당부한 점이 두드러진다. 그는 먼저 수출을 당초 계획보다 높이고 불요불급한 소비재 수입도 전면 중단, 발등의 불인 국제수지 적자개선에 기여하도록 사장단에 지시했다. 그는 『우리경제가 수출부진과 물가불안 그리고 근로의욕 저하등으로 심각한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이같은 위기극복을 위해 소비재수입을 일체 중단하고 수출도 늘려 국제수지적자방어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룹의 소비재수입액은 지난해 1억3천만달러에 달했다. 이번 수입중단발표는 종합상사등의 수입억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위적 감축을 하지 않고 고용을 오히려 늘릴 것을 강조한 것도 현재의 노동계사태와 관련, 주목을 끈다. 이는 노동법개정으로 정리해고 등 고용불안이 한국경제의 핫이슈가 되고있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을 불안케 하는 정리해고등의 조치를 하지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같은 방침은 시행 3년째를 맞고 있는 세계경영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오고있다. 대우는 다른 그룹보다「세발」앞서 실시한 세계경영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수출목표를 상향조정할 만큼 해외시장개척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내수도 세계경영의 시너지효과에 힘입어 자동차 전자등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수출감소와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룹내부적으론 그룹경쟁력강화와 체질개선에 상당한 효험을 본 90년의 1차 관리혁명의 불씨를 다시 지펴 「제2의 관리혁명」대장정에 돌입하기로 했다. 고비용구조 개선을 겨냥한 그룹의 관리혁명은 2000년까지 비용을 50%절감하고, 생산성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60∼70년대식 관리방식으로는 21세기에 대비할 수 없다. 인력관리 사고방식 관행등 모든 것을 바꿀 필요성이 커졌다』(백기승회장실이사)는 것이다. 대우는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업종으로의 사업구조 재편 ▲유망전략사업에 대한 인력재배치 ▲의식 선진화등에 주력, 세계경영의 기틀을 공고히하고 수익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인도 폴란드 등 10개 전략지역에 해외본사를 설립키로 함으로써 현지완결형 경영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본사대표에는 회장과 사장등「시니어들」을 전진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룹관계자의 전언. 이 경우 내달초 정기인사의 폭이 상당히 커질 것임을 시사, 인사의 폭과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우의 이번 결의는 정부가 재벌들로 하여금 경제난극복과 고용안정에 적극 힘써줄 것을 당부하고 있는 가운데 재계차원에서 나온 첫번째 조치로 앞으로 대기업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이의춘> ◎김우중 회장 발언 요지 다음은 김우중회장의 발언요지. 우리경제는 무역수지 적자의 지속과 물가불안, 국제경쟁력의 총체적 약화등이 겹치는 등 희망적 요소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국가위험도를 한단계 올려 융자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높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한국경제를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대우는 지난해 수출목표를 초과달성하는 등 불황에 강한 기업이미지를 심어 재계가 우리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우리의 세계경영은 대우만의 경영전략 차원을 넘어 우리경제 위기의 극복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임직원들은 국가적 차원의 사명감과 애국심을 갖고 일해야 한다. 올해는 세계경영 확대와 질적 심화를 달성해야 하는 해다. 해외현지법인은 현지 적응력과 경쟁력을 높이고 현지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무엇보다 노사관계 안정과 품질혁신에 주력해야 한다. 또한 고도성장기에서 저성장기로의 이행이라는 경제환경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고도성장기의 핵심전략이 급속한 외형성장과 시장선점이라면 저성장기의 핵심전략은 철저한 내실과 관리에 기초한 수익성제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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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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