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2007 대한민국 슬픈 자화상 '아듀'

[발언대] 2007 대한민국 슬픈 자화상 '아듀' 오승재 IR큐더스 PR팀 과장 ‘겨울이 되자 여름 내내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한 개미는 과로로 숨지고 신나게 놀았던 베짱이는 가수로 데뷔해 스타덤에 오르며 성공했답니다.’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의 현대판이라고 한다. 철없는 허무개그일지 몰라도 시대상을 반영한 재해석이 아닐까 싶다. 고전에 충실한 ‘개미와 베짱이’는 ‘열심히 일하자’가 교훈이라면 현대판 ‘개미와 배짱이’는 어찌 보면 ‘한탕주의’에 가깝다. 올해도 대한민국 실물 경제는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복권ㆍ도박ㆍ투기 등과 같은 ‘한몫 잡기’식의 한탕주의에 빠지기 쉽다. 서민들의 한탕주의 심리도 큰일이지만 고위 공직자, 상류층 인사 등 속칭 가진 자들의 한탕주의가 올해 대형 뉴스들 중 하나로 불거져나온 점은 더 씁쓸했다. 상대적 박탈감과 허무함 때문이었다. 내가 하면 ‘투자’고 남이 하면 ‘투기’라는 논리가 정말 그럴싸하게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은 아닐까. 내년 경제성장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고질적 악재인 저성장, 고물가, 고금리, 경상수지 악화가 내년에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경제연구소와 전문가들이 내놓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이러한 대외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5%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상의 단순한 5% 성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해서 어떤 성장을 5% 이상 달성할 것인가의 질적인 문제가 더 중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은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가장 중요한 선택의 잣대로 삼았다.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실용 경제 여건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고위 공직자의 뇌물 상납사건, 대기업의 비자금 의혹사건 등으로 국민들의 입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다시금 들먹이게 해서는 안 되며 편법과 한탕주의, 비상식과 몰상식이 상식이 돼가는 사회가 돼서도 안 된다. 개미처럼 부지런히 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도 말하지만 그렇다고 베짱이처럼 한탕주의를 꿈꾸는 서글픈 성인들이 늘어나서는 더더욱 안 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새해는 새 정부에’라는 기대를 걸어본다. 입력시간 : 2007/12/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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