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반전 액션 스릴러잘 생긴 외모에 매끈한 연기스타일 '진주만의 벤 애플렉' 출연을 강조한 '레인디어 게임'(존 프랑켄하이머감독)은 '진주만'영화라는 대작의 힘을 빌어 9일 개봉한다. 벤은 감옥에서 나오자 마자 음모에 말려드는 차량절도범 루디역을 맡았다.
프랑켄하이머감독은 최근 '닥터 모로의 DNA'처럼 실망스런 작품을 내놓기도 했지만, 66년작 '세컨드'부터 '블랙선데이''아티카'를 거쳐 근작 '로닌'에 이르기까지 하드보일드 액션스릴러에 특출난 재능을 인정받아왔다. 이번 작품으로 그는 자신의 뿌리로 되돌아갔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등이 켜있는 집 앞에 산타클로스들의 유혈이 낭자한채 나뒹굴로 있다.
그 중 하나. 루디(벤 애플렉)의 독백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사랑에 속고 돈에 웃는 전형적 갱 영화다.
감방동료 닉(제임스 프레인)이 편싸움에 휘말려 죽은 뒤 출감한 루디는 닉의 펜팔 애인 애슐리(샤를리즈 테론)를 만난다. 닉의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곤 했던 루디는 자신을 닉으로 착각한 애슐리와 꿈 같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그들의 짧은 행복도 애슐리의 오빠 가브리엘(게리 시니즈)의 등장으로 무참히 끝나버린다.
애슐리의 편지를 통해 닉이 카지노에서 일한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브리엘은 갱들을 모아 카지노를 털 계획을 세운 것. 가브리엘은 루디를 협박해 카지노의 내부상황을 알아내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루디는 자신이 닉이 아님을 밝히려 한다. 그러나 무자비한 가브리엘 일당에게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결국 거짓정보를 건네게 된다.
수차례의 반전을 통해 주인공들의 운명은 사냥꾼의 총부리에 쫓기는 사슴들 마냥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는다. 남자를 파멸로 파멸로 이끄는 팜므 파탈을 연기한 샤를리즈 테론, 단순무식형으로 변신한 게리 시니즈의 연기가 돋보인다. 계략과 배신이 거듭되면서 미녀와 엄청난 돈을 한꺼번에 거머쥐려던 주인공은 눈덩이처럼 굴러가는 이야기에 파묻혀 성격도 매력도 놓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