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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수산시장의 새벽, 鮮魚등 150종 포함 370여 상품 유통

소득 높아지며 횟감등이 거래 주도<br>29년 최초로 문 연 노량진 시장이 最古<br>하루 400여톤·13억원 거래 가락동은 규모 제일 커<br>밤낮 바꿔 일하는 경매사들 수산물 유통경로 시세 결정<br>"왈러 왈러~" 소리 속뜻 묻자 "아무 의미 없는데요"··· ㅠㅠ;

수산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산물은 활어, 선어, 패류, 게류 등 370여종에 달한다. 한 상인이 진열된 상품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한 상인이 낙지를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리빙 앤 조이] 수산시장의 새벽, 鮮魚등 150종 포함 370여 상품 유통 소득 높아지며 횟감등이 거래 주도29년 최초로 문 연 노량진 시장이 最古하루 400여톤·13억원 거래 가락동은 규모 제일 커밤낮 바꿔 일하는 경매사들 수산물 유통경로 시세 결정"왈러 왈러~" 소리 속뜻 묻자 "아무 의미 없는데요"··· ㅠㅠ;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수산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산물은 활어, 선어, 패류, 게류 등 370여종에 달한다. 한 상인이 진열된 상품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한 상인이 낙지를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조류 인플루엔자나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으로 생선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 생선은 대형 할인 마트나 재래 시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지만 한 번쯤 발 품을 들여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을 찾아보자. 훨씬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구할 수 있는데다 시장 상인들과의 가격 흥정은 또 다른 재미다. 게다가 수산 시장마다 어린이들을 위한 견학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교육에도 좋다. 서울 시내의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은 지난 1927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노량진 수산시장이다. 서울역 옆의 염천시장에서 경성수산시장 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후 서울역 주변 인구가 늘면서 도심 외곽으로 옮겼는데, 그것이 바로 노량진이다. 우리나라 철도 시발지인 노량진역이 바로 옆에 있어 일반인들의 인접성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노량진수산시장의 요즘 하루 평균 거래액은 10억원 안팎이며, 연간 10만여톤, 하루 330톤의 수산물을 취급하고 있다. 시장 이용 인원도 하루 평균 3만여명, 출입 차량은 5,000여대에 달한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제외한 서울 시내 도매시장은 농산물ㆍ수산물ㆍ축산물 등을 두루 취급하는 종합 도매 시장이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이 지난 1985년 송파구 가락동에 터를 잡은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연간 240여만톤, 하루 8,000여톤의 농ㆍ수ㆍ축산물을 거래한다. 하루 평균 이용 인원도 13만여명, 출입 차량은 4만 2,000여대에 이른다. 수산물만 따지면 하루 평균 13억원 어치가 거래되고, 연간 12만여톤, 하루 400톤의 수산물을 취급한다. 이 밖에 수산물 도매시장으로는 마포농수산물센터와 서울 동북부 외곽의 구리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들 수 있다. 도매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수산물을 대량으로 한데 모아 경매를 통해 가격을 결정한다는 점. 낙찰된 수산물은 수산시장 안의 점포들을 비롯해 백화점이나 할인점, 재래시장, 식당 등으로 팔려 나가 소비자의 식탁에 오른다. ■ 수산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산물 수산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산물은 살아 있는 생선(활어류), 죽은 상태지만 냉장으로 보관해 신선한 것(선어류), 얼린 것(냉동 어류), 조개(패류), 말린 것(건어), 조미하거나 가공한 것 등 통틀어 370여 가지나 된다. 이 중에서 말리거나, 조미하거나, 가공한 것을 제외하면 선어는 약 150여 가지에 이른다. 최근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선호하는 수산물의 종류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오징어, 고등어, 갈치, 명태, 꽁치 등이 인기가 높았지만 요즘에는 광어, 우럭, 도미, 농어, 도다리, 방어, 민어 등 값비싼 횟감 생선이 인기를 더하고 있다. 또 서구화된 입맛에 맞춰 대게, 바다가재, 가리비 등 비싸고 특별한 생선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자주 장을 본다는 주부 조성미씨(43)는 “예전에는 남편이나 시어머니가 좋아하는 고등어나 꽁치 등을 주로 구입했지만 요즘에는 아이들이 비린내가 난다며 생선을 먹지 않아 대게나 횟감을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 수요와 공급의 미학-경매 경매(競賣)란 말 그대로 경쟁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관철되는 대표적인 상거래다. 즉, 생선이 많이 들어오면 경매 가격은 내려가고 적게 들어오면 가격은 올라간다. 또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은 올라가고 (사려는 사람이) 적으면 가격은 내려가기 마련이다. 일반적인 도매시장은 산지에서 물건이 도착하면 경매 과정을 거쳐서 물건 값이 매겨진다. 그러나 수산시장은 약간 다르다. 수산물은 산지 경매라는 것이 있어서 어민이 생선을 잡으면 새벽에 산지에서 수협 등의 주도로 1차 경매가 이뤄진다. 보통 10kg 단위로 경매를 진행해서 산지 중도매인이나 수협에서 생선을 구입한다. 구입한 생선은 박스로 포장해 노량진 수산시장 같은 대도시 도매시장의 도매업체나 수협에 보내진다. 여기에서 2번째 경매인 재경매가 이뤄지고 소매상인이나 할인 마트, 재래 시장 등으로 팔려 나가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것이다. ■ 낮과 밤이 바뀐 경매 경매는 주로 밤에 이뤄진다. 그것도 자정을 지난 새벽 1시부터 새벽 6시까지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그런 만큼 경매사들의 일상도 일반의 그 것과는 무척이나 다르다. 경매사는 산지에서 공급된 많은 물건이 빠른 시간 안에 유통될 수 있도록 경매를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전날 물량과 시세, 조업 동향, 당일 입하 물량 등 종합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 가격을 정하고 경매를 적정 가격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 만큼 책임이 막중하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25년 경력을 쌓은 조성홍 경매팀 과장은 “산지 출하주나 중도매인 사이에서 가격의 매개 역할을 하는 만큼 어느 편에도 휘둘리지 않고 중립적이면서도 냉정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폭 넓은 정보 수집 능력과 함께 오랜 경륜, 노하우, 그리고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는 요령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낮과 밤을 바꿔 사는 만큼 생체 리듬 조절은 경매사에게 필수 요건이다. 밤 11시에는 출근해서 밤새 경매를 관장하고 퇴근하는 시간은 대략 10시경. 때문에 수면 부족에 시달리지 않도록 최소한 초저녁부터는 잠을 자 둬야 한다. 낮과 밤이 바뀐 일상이 지속되다 보니 기본적인 부부 관계나 자녀와의 관계에도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 친구 관계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직장 생활을 하는 친구들끼리라면 저녁 시간에나 서로 만나 술잔이라도 기울일 수 있지만 경매사들은 이 시간에는 잠을 자 둬야 하기 때문이다. 기자는 수산물 시장을 취재하기 전부터 경매 과정 중에 끊임 없이 웅얼거리는 경매사들의 주문에 대해 묻고 싶었다.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이현주 경매팀장은 “특별한 의미 없이 경매의 흥을 돋우려고 하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 소리가 작거나 힘이 없으면 경매 분위기가 가라 앉는 만큼 경매사들은 소리를 제대로 내기 위해 철저한 목 관리와 교육을 받는다. 실제로 신참 경매사들은 배치 받은 후 3개월 간은 경매를 끝낸 아침마다 선배와 함께 산이나 한강고수 부지 등을 찾아 소리를 내는 연습을 한다. ■ ‘제2의 고향’이 된 수산시장 수산시장은 점포 상인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고향이다. 20여년 전만 해도 주요 수산물의 유통 경로가 제한적이어서 ‘노량진 수산시장에 자리만 잡으면 몇 년 안에 집 한 채는 산다’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대형마트 등이 생기면서 도매시장에서 장사를 한다고 해서 ‘돈방석’에 앉는 경우는 없어졌다. 하지만 아들이나 손자가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사를 하는 2대, 3대 점포들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명물 가운데 하나는 ‘기부 천사’로 통하는 류양선 할머니(76). 40여년 젓갈 장사 한 우물을 파 온 류 할머니는 지난 98년 경기도 광명의 10억원 상당 상가건물을 비롯해 지난 2006년 제주 서귀포시 성산면의 수십억원대 부동산, 올해에도 10억원대 규모 경기도 김포시 고촌면 집터와 논밭을 한서대에 내놓았다. 한창 때는 손님을 놓칠까봐 물도 안 먹으면서 화장실도 안 갈 정도로 지독하게 돈을 모았다는 류 할머니는 “분뇨와 돈은 한 곳에 많이 모아두면 악취를 풍기지만 밭에 골고루 나눠주면 비옥한 땅이 되어 좋은 수확을 거둘 수 있다”며 기부 행위의 의미를 설명했다. 할머니는 “노량진 수산시장이 있었기에 돈도 모을 수 있었고, 좋은 곳에 기부할 수도 있었다”면서 “내게 시장은 밥줄이자 일터고,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 생선·상인·발걸음 펄떡, 수산시장의 새벽 • 鮮魚등 150종 포함 370여 상품 유통 • 신선한 생선, 싸게 사는 요령 • 수산물의 신선도를 판별하는 요령 • 수산시장과 일반횟집 가격 비교 • 생선회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신트림 나옵니까? 배를 의심하세요 • 콜드 플레이, Hot Return • 두번째 내한 공연 갖는 앨리샤 키스 • 마음과 몸을 씻는 修身의 여정 • 테마 공원 피나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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