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켐(대표 이상조)은 실험실에서 창업해 현재는 수출까지 하고 있는 당화합물 제조 벤처기업이다.
한일합섬의 한효과학기술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던 이상조 사장은 당시 기획업무를 담당하던 서명준 이사와 단둘이 99년 한켐을 창업했다.
약 7개월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이 회사가 내놓은 작품은 항바이러스 신약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신약후보물질 중간체. 같은 분자구조를 가지면서도 물성이 정반대인 키랄성분의 물질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저렴한 가격으로 순도 높은 결정물을 추출해 냈다.
현재 이 기술은 미국에 2건의 특허를 출원해 1건에 대해서는 이미 특허를 획득했으며, 국내에도 3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 받아 벤처캐피탈들이 벤처기업 투자에 매우 인색했던 지난해말 산은캐피탈, 한미창투 등으로부터 12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하기도했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매출도 발생해 지난해 3억8,000만원, 올 상반기 7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고무적인 일은 창업한지 3년째에 불과한데다 직원도 15명 밖에 안 되는 작은 회사임에도 벌써 수출을 시작했다는 것.
지난해 7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모 제약사에 3년간 최소 100만달러어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는 주로 대형 제약회사에 자사 제품을 공급해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경쟁력은 패기로 뭉친 벤처정신. 회사 설립 이후 힘든 고비를 여러 번 넘겼지만 아직까지 이직하거나 퇴직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 매일 12시간 이상 연구실에서 땀을 흘리면서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화합물 벤처로 성공하겠다는 의지는 꺾일 줄 몰랐다. 실제로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유호성 박사도 삼성정밀화학의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한켐의 성장성에 매료되 스스로 합류했을 정도다.
이 사장은 "한켐이 보유하고 있는 상온에서의 키랄 성분 제어기술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기술일 뿐더러 키랄 반응 후 95% 이상의 순수합성물을 얻을 수 있어 수율도 높다"며 "신약후보물질 중간체로 쓰이는 당화합물의 경우 20Kg에 6만2,000달러에 달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아미노산 치환과 관련된 화합물 특허를 출원했으며, 2003년까지 자체 양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그 첫 단계로 올초 파일럿플랜트 반응기 3대를 구입해 자체 생산물량 뿐 아니라 외부용역도 처리하고 있다. 회사측은 올해는 매출 15억원, 양산체제가 갖춰지고 관련 특허승인이 확정되는 내년에는 3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042)863-2637
김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