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美서만 34개
세계 2위의 미디어 그룹인 비방디 유니버설 등 세계 유명기업들의 채권이 신용등급 하락으로 줄줄이 국제 정크본드 시장에 편입되면서 투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또한 빅 컴퍼니로 불리는 이들 기업의 채권이 시장에 쏟아져 들어 오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으로 투자 수익률 역시 급락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광 네트워크 업체인 타이코 인터내셔널, 통신업체인 큐웨스트와 월드컴, 패션의류 업체인 갭, 그리고 타이어 업체인 굿이어 등의 채권이 정크본드로 추락했다. 또 이 달 들어 지난 1일에는 비방디의 신용등급이 Baa3에서 Ba1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처럼 정크본드 시장에 새로이 편입된 업체 수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만 34개에 달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져 세계적 통신장비 업체인 에릭슨, 이탈리아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피아트, 프랑스의 정보통신업체인 알카텔 등이 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도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정크본드 시장 신규 편입 업체 수는 사상 최고 수준인 지난해의 60개를 초과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신문은 또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의 자료를 인용, 올해 말까지 유럽 정크본드 시장에 최소한 100억 유로, 미국 시장에는 더 많은 액수의 정크본드가 쏟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비방디나 월드컴과 같이 내부의 부정이 폭로되는 등 영업환경이 급변한 기업의 채권이 정크본드 시장에 들어올 경우 시장 리스크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영업환경이 급변할 경우 기업의 과거 실적이 수익률 예측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이들 기업의 공식 발표자료 역시 신뢰 저하로 안정적인 투자 가이드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FT는 또한 대형 기업들의 채권이 무더기로 정크본드 시장에 편입됨에 따라 투자자의 선택 범위가 넓어지는 장점도 있으나 공급 과잉으로 인한 채권 가격 하락으로 투자 수익률 감소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6월 정크본드 가격지수인 메릴린치 하이일드 마스터 지수의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인 마이너스 7.11%를 기록했다.
김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