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존폐 기로에 선 DDA협상

21일 스위스서 주요국 각료회의…사실상 마지막 담판<br>농산물보조금 삭감등 싸고 美·EU 첨예 대립<br>개도국 양보도 쉽잖아 극적타결 가능성 낮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후 첫번째 다자간 무역협상으로 지난 2001년 11월 막이 오른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놓였다. 당초 협상 종결 시한인 2004년 12월보다 3년 6개월 이상 지체된 DDA 협상은 오는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주요국 각료회의를 개최해 사실상 마지막 담판을 갖고 협상 타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농산물 보조금 삭감 및 관세감축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여전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브라질ㆍ인도 등 개발도상국 역시 공산품 시장 개방을 쉽사리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DDA가 침몰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DDA를 살려라” = 18일 제네바 각료회의를 사흘 앞두고 세계 각국은 동력을 잃어가는 DDA 협상을 살리기 위해 압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국제상공회의소(ICC)의 거이 세번 사무총장은 로이터와의 전화회견에서 “전세계가 금융과 에너지, 식량 및 온실가스 문제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면서 “DDA 협상이 타결돼야만 국제사회가 협력과 결속으로 또 다른 난제들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터 만델슨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도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 “이번 WTO 주요국 각료회담에서 DDA 협상의 돌파구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면서 “협상을 타결할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각료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동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라며 “많은 당사자들이 이번에는 뭔가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EU 등의 대표가 협상 전 기대와 희망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협상결렬에 대비한 포석이기도 하지만 7년 가까이 끌어온 DDA 협상의 타결 기회는 ‘이번뿐’이라는 절실함도 섞여 있다는 것이 통상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요국 입장 평행선, 극적 타결 가능성 낮아=7년을 끌어온 DDA 협상은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타결을 점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 대표로 각료회의에 참석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타결 가능성은 반반인데 된다는 쪽에 무게를 싣기 어렵다”고 말했다. 슈워브 미 대표도 “아직 가방 속에 돌파구를 담지 못했다”고 한계를 분명히 했다. 협상의 최대 난제는 농산물 개방을 둘러싼 주요국 간 이견 차이다. 이번 각료회의에서 DDA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농산물과 비농산물에서 시장개방의 큰 틀인 ‘세부원칙(모델리티)’을 마련해야 하는데 농업 부문이 우선 타결돼야 공산품 등 비농산물 시장의 문이 열릴 것으로 각국은 보고 있다. 하지만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이 EU와 브라질 등의 요구대로 농산물 보조금을 대폭 감축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미국 측이 농산물 보조금 감축에 거북이 걸음으로 나오자 EU 역시 농산물 관세철폐에 소극적이고 브라질과 인도 등 개도국 역시 공산품 시장을 열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 수입국인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농산물 보조금 감축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다른 회원국들의 경직적 자세를 초래하고 있다”며 “협상에서 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 개도국의 입김이 세져 미국과 EU의 전향적 양보 없이는 극적 타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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