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건설부패, 투명한 시스템이 답이다

건설 부문에서 ‘비리근절’ ‘부패청산’을 외치고 있지만 아직도 부정부패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이 지난 93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한 언론사에 보도된 뇌물사건 584건을 분석한 결과, 55.3%가 건설분야에서 발생한 것을 보아도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건설업의 특성상 회계처리가 불투명한 점이 부패와 비리가 싹트는 토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 비리를 근절하고 부패를 깨끗이 청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건설분야의 의식 변화일 것이다. 그러나 관련 공무원과 종사자들의 의식 변화는 단기간 내에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면 비리척결이라는 명제 아래 가장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역시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 건설관리와 회계처리 과정을 투명하게 시스템화함으로써 비리행위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ㆍ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도입 사례는 한 가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난해 2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업무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건설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부서간 신속ㆍ정확한 정보공유로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전자적 업무처리로 종이 없는 사무환경을 실현하는 건설사업관리 업무절차의 시스템화에 도전했다. 17개월의 산고 끝에 완성된 ERP로 계약의뢰ㆍ전자입찰ㆍ기성처리ㆍ대금지급 등 계약의 전과정을 시스템으로 처리한 결과, 공단과 계약자(시공사ㆍ감리단ㆍ설계사)간의 투명성 확보는 물론 업무의 간소화라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또 건설사업관리ㆍ회계관리ㆍ계약관리 등의 정보를 수집ㆍ분석해 실시간으로 평가 및 모니터링함으로써 사업시행 중 발생 가능한 각종 위험요소와 부정요인을 조기에 발견해 적기에 대응함에 따라 그동안 만연돼온 건설비리와 부패의 사전차단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기업의 성패는 윤리경영의 정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리실천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저절로 실천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만들어주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한다면 건설부패 척결에 한걸음 다가서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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