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소비위축과 투자둔화 등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오는 5월 중 추가경정 예산의 편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민간투자가 위축되는 가운데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으로 하반기 공사물량이 부족해지면 추경편성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정경제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3일 “소비와 투자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다음달 1ㆍ4분기 경제전망 결과에 따라 추경편성 등 부양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경편성 등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은 이미 마련된 상태로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시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경편성은 재정적자를 감수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으로 하반기 공사물량이 부족해질 수 있는데 그때 가서도 민간투자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바로 추경편성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금리인하는 기업들의 투자활성화에는 도움을 주지 못할 뿐더러 물가불안과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투기자금화 가능성 등 효과가 불확실해 재정정책 이후의 차선책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정적자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온 기획예산처의 한 고위관계자도 “균형재정도 중요하지만 경제를 살리는 게 더 우선이라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며 “다음달 추경편성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최근 런던의 한국경제설명회(IR)에서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좀더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추진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