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술 생중계 '별난 의사'

보호자들 PDP로 지켜봐<br> 전과정 녹화 DVD 제공도

백내장 수술을 받는 환자의 보호자들이 PDP TV를 통해 수술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서울 강남의 노안 및 백내장 전문병원인 씨어앤파트너는 백내장 수술 전과정을 생중계한다.

"안녕하십니까. 김순남(60)님 보호자 분. 제 목소리 들리시면 손한번 들어주십시요. 저는 오늘 김순남씨의 수술을 집도할 원장입니다. 바로앞의 화면을 통해 수술과정을 지켜보실 수 있습니다. 환자분 준비 되셨죠? 제가 안 아프고 깨끗하게 백내장을 없애 드릴겁니다. 자, 안약부터 들어갑니다. 조금 차가우실 겁니다..." 수술 전과정을 환자 보호자에게 국내 처음으로 영상과 음성으로 생중계하는 안과병원이 있어 화제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노안및 백내장 전문치료병원인 씨어앤파트너 김봉현(40) 원장은 무선이어마이크를 항상 착용하고 수술실에 들어간다. 김 원장은 모든 백내장 수술 전과정을 육성으로 생중계 하는 유별난 의사다. 환자 보호자들은 수술실 바로옆에 따로마련된 가족실(family room)에 있는 42인치 PDP 2대로 수술과정을 지켜본다. 한대는 수술방 전경을 비춰주고 다른 한대는 수술부위를 확대해 보여준다. 수술후에는 수술전과정을 녹화한 DVD도 제공한다. 정작 자신이 어떻게 수술을 받았는지 궁금해할 환자 본인을 위한 배려다. 간혹 수술도중 문제가 생기는 의료사고 발생시 환자가 법적 대응을 위해 진료기록을 얻기위해 병원과 힘겹게 씨름하는 것과는 달리 의사가 스스로 수술전과정이 담긴 의무기록을 환자에게 알아서 주는 것이다. 김봉현 원장은 “환자와의 좀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을 위해 수술과정 중계 및 DVD제공을 하게 됐다”며 “자신의 수술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직접볼수 있어 환자 및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고 치료경과도 좋다”고 밝혔다. 이병원에서 어머니의 백내장 수술을 받게한 김상은(34)씨는 “얼마나 아프실까. 잘못되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수술과정을 지켜볼수 있어 안심이 됐고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김 원장이 국내에서 유일한 이런 시스템을 갖추게 된 동기는 자신의 경험때문이다. 과거 모친이 산부인과에서 수술을 받을 때 예정시간 보다 2배가량 수술이 지연되자 넘 걱정스러웠다고 한다. ‘보호자의 마음이 이렇구나’ 느꼈던 그는 환자 및 보호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이 같은 생중계 시스템을 고안해 냈다. 수술실과 보호자대기실을 연결하는 배선 및 카메라 장비등도 직접 구입해 설치했다. 다만 수술중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부분은 보호자에게 ‘지금부터 5분간 음성중계를 생략하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양해를 구하며 육성이 없는 화면만 제공한다. 올해 5월 청담동에서 개원한 이 병원을 운영하기 전까지는 전라도 해남에서 8년간 개인안과를 운영했는데 병원초기에 당시로는 드물게 수술실을 투명한 유리방으로 만들어 보호자들에게 공개했다. 또한 개인병원으로는 드물게 콜센터를 별도로 두고 환자의 상담을 받고 있다. 끊임없이 환자들과의 의사소통 개선방법을 연구해 온 것이다. “의료사고는 의료장비의 문제, 의사의 실수, 환자의 문제 등 여러가지가 복합돼 생기는 것”이라며 “의사와 환자간의 의사소통이 원할하고 서로간의 신뢰가 구축될 때 의료사고 확률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간혹 중계를 원치않는 환자 보호자가 있는데 중계를 하지않으면 오히려 어딘지 어색하다는 김원장. 오늘도 수술시 신바람나는 그의 중계 목소리에는 환자와 보호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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