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삼성] `유화 빅딜' 본격화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의 통합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양사의 실무진들은 12일 「대산석유화학단지 통합법인 추진본부」에서 공식업무에 들어갔다. 이제 관심은 통합법인에 50%의 지분을 출자할 예정인 미쓰이 등 일본 석유화학업계의 움직임에 쏠리고 있다. 양사와 전경련은 현재 15%의 지분을 출자하기로 한 미쓰이물산외에 나머지 35%의 지분을 사줄 일본 석유화학업체들과 교섭을 벌이고 있다. ◇경과=지난해 8월말 7개업종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의 하나로 대산석유화학단지 통합이 공식제기된 이후 2개 평가기관이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의 기업가치를 평가한 결과 삼성의 가치가 현대보다 2,700억원가량 많게 나왔다. 이에 따라 동등 지분참여를 위해서는 현대가 그룹으로부터 2,700억원을 추가 출자 등을 통해 지원받아야 할 상황이었으나 현대가 석유화학 사업포기를 선언하며 일이 꼬였다. 결국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주 양사 대표들과 연쇄접촉, 「일본 미쓰이 등이 삼성의 자산 일부를 사는 방식으로 삼성의 기업가치를 현대에 맞추자」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향후 일정=미쓰이는 오는 7월말까지 현대·삼성과 논의, 통합법인의 운영계획을 담은 종합의견을 낸다. 양 그룹과 미쓰이는 종합의견이 나오는대로 출자전환, 부채 구조조정 등을 놓고 정부·채권단과 협의를 마치고 오는 9월중 통합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출자전환과 부채만기 조정 등은 채권금융단의 양보를 얻어내야 할 사안이어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현대·삼성과 전경련의 구상이 모두 현실화하면 대산단지 통합법인은 일본계 50%, 삼성과 현대 각각 25%의 지분을 가진 기업으로 태어난다. ◇합의의 문제점=현대의 기업가치를 높이는게 아니라 삼성의 기업가치를 낮추는 쪽으로 결론을 내림에 따라 당장 금융권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모자라는 쪽이 채워넣는 방식이어야 앞으로 출범하는 통합법인의 재무구조가 조금이나마 나아질텐데 정반대로 갔기 때문. 천신만고끝에 일본자금을 들여오더라도 대금중 2억달러 이상이 엉뚱하게 삼성종합화학의 대주주인 삼성그룹 계열사들로 흘러 들어간다. 삼성은 그룹에서 석유화학을 떼어내는 구조조정을 하면서 자산매각 형식으로 짭짤한 부수익까지 올리게 된다. 과다한 부채와 과잉설비를 해소하자고 빅딜을 시작했는데 삼성은 아무런 고통분담없이 금전적 실리만 챙기게 된 것이다. ◇일본자금 도입 가능성=전경련 손병두(孫炳斗)부회장은 지난 10일 『15%의 지분을 갖기로 한 미쓰이물산 외에 일본 수출입은행과 기타 일본 석유화학업체들이 통합법인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석유화학 관계자도 12일 『현재 일본의 3~4개 석유화학업체가 통합법인에 출자를 결정했고 다른 업체들도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며 『일본측의 투자의지는 확고해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미쓰이측은 당초 신주인수형식으로 출자를 약속한 15억달러 외에 추가로 자금을 들여와 삼성의 자산을 사들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

관련기사



손동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