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 10개사 가운데 4개사는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상반기에 1,000어치 상품을 팔아 대기업은 77원, 중소기업은 29원을 남겼으나 금리 및 환율 효과를 빼면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익구조 변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 상장ㆍ등록기업(근로자 300인 이하) 가운데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업체의 비중은 38.6%에 달했다.
이는 중소기업 10개 가운데 4개사는 영업이익으로 차입금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상장ㆍ등록 대기업(근로자 300인 이상)의 경우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업체의 비중이 21.4%로 중소기업보다는 상당히 낮았다.
올 상반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각각 7.7%와 2.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7%와 5.0%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고, 특히 중소기업의 수익성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는 1,000원어치 상품을 팔아 대기업은 77원을 남긴 반면 중소기업은 29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이처럼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진 것은 중소기업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의 6.2%에서 4.5%로 떨어졌고, 대기업의 경우 환차손으로 영업외 수지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편 2002년 평균 환율 및 차입금 평균이자율이 1997년 수준이라는 가정아래 국내 제조업체의 이익률을 산출한 결과 대기업의 영업이익률과 경상이익률은 각각 1.1%와 -1.0%로 실제 실적치인 7.5%와 5.4%에 비해 각각 6.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환차익과 금리 하락에 따른 금융부담 감소 등의 영업외수지를 제거할 경우 지난 6년간 대기업 수익성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됐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과 경상이익률도 각각 3.9%와 0.7%로 실적치인 5.3%와 3.4%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 기업의 수익성 개선은 주로 금리하락과 환율상승에서 비롯된 것으로 기업의 자체 경쟁력은 별로 높아지지 못했다”면서 “기업 수익이 환율이나 금리변동에 따라 좌우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