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밸리] M&A는 벤처 환골탈태의 묘약올여름 벤처 업계에서 올 가을 가장 전망있는 사업으로 「땡처리 벌처 펀드(부실 벤처 기업 정리 사업)」을 꼽을만큼 위기 의식이 팽배해 있었다.
그 위기감이 싹 가신 것은 아니지만, 요즘 벤처 업계를 보면 실제로 땡처리 업체가 나올만큼 벤처 기업의 수명이 위험 수위에 달하지는 않은 듯하다.
벤처 업계의 돈 가뭄에 대해 정부도 외국 돈을 대서라도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비공식 발표를 했다. 지난 28일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이 고대벤처클럽 초청 강연회에서 한 말이 그것이다.
안 장관을 그 자리에서 외국의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하루에도 서너통씩 투자 문의를 받고 있다며, 국내에서 자금 유치가 안되면 이들 자금을 끌어들여서라고 가능성 있는 벤처에 지원을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업계 내부에서도 스스로 살 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노력은 업체간의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나타나는 듯하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인터파크가 농산물 사이버 유통 사업을 계획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던 라이스엠닷컴(WWW.RICEM.COM)을 합병시킨 것이 좋은 예다. 국내에서는 애써 키운 회사가 다른 업체에 합병된다는 것이, 또는 스스로 팔아넘기는 것이 마치 자기 자식을 고아원에 맡기는 것처럼 지극히 부도덕한 행위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에브리존 신상윤 사장의 『기업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 속에는 각각 서로 다른 목표치가 있다. 그 사람이 처음 세운 목표에 도달한 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길은 다른 이가 CEO를 맡거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른 기업에 합병 시키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어쩌면 인수합병은 하나의 기업이 환골탈태할 수 있는 좋은 길이기도 하다. 최근 한글과컴퓨터의 하늘사랑 인수, 비테크놀러지의 피디스퀘어 인수, 야후의 모교사랑 인수 등의 사례는 망해가는 기업을 땡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 있는 벤처 기업이 또 하나의 알을 깨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같다.
김창익기자WINDOW@SED.CO.KR
입력시간 2000/09/0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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