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환자와 그 가족 등은 의학적으로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치료에 대해 환자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윤영호 국립암센터 삶의질향상연구과장은 8일 국립암센터 강당에서 열린 '호스피스ㆍ완화의료 심포지엄 2002'에서 '호스피스ㆍ완화의료 제도화 방향'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윤 박사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서울ㆍ경기 지역의 암환자와 가족 6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말기상황에 있는 환자에게 의학적으로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심폐소생술 등을 시행하지 않는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환자의 72.2%, 가족의 68.5%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또 의학적으로 불필요하다고 판단되고 환자 본인도 원하지 않는 치료에 대한 환자의 의견을 서면으로 작성, 치료결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에 대해 환자는 83.0%가, 가족은 84.9%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외에 호스피스ㆍ완화의료 서비스를 보험으로 인정할 필요에 대해 90% 이상이, 말기상황시 호스피스ㆍ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60% 이상이 동의했다.
윤 박사는 "말기상황의 환자와 가족들은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생명유지 치료의 중단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며 이에 대한 사전의사 결정에 대해서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누구나 바라는 임종과정은 어떤 것이며 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