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상장 기업 가운데 우리나라 업체들의 성장성이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엔저를 등에 업은 2013년 이후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한·중·일 상장기업 경영성과 분석’이라는 이름의 보고서에서 2011년과 2012년 3% 이하의 저조한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면서 2013년 11.5%, 2014년 4.7%의 성장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은 일본기업과의 경쟁 심화,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2013년 마이너스 2.6% 성장에 이어 2014년에도 1.4% 성장(금융업 제외시 -1.6%)에 그쳤다.
중국의 경우 2011년까지 20% 이상 매출액증가율을 달성했지만 2012년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7%대로 낮아지면서 기업의 매출증가율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수익성을 보면 중국 상장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10% 이상 안정적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2012년부터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에서 모두 일본기업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기업의 경우 유가 하락과 엔화 약세에 힘입어 매출원가 감소, 외화환산이익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우리나라 기업은 2014년 대중(對中) 수출 감소로 내수업종(금융, 헬스케어,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중심으로 매출 성장이 확대된 반면 수출주도 업종(IT, 에너지, 소재, 산업재)은 매출성장이 둔화됐다.
전경련은 2013년 이후 우리 기업의 경영성과 부진이 전기·전자·자동차 외 업종의 수출부진과 중국 경제의 둔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우리 경제가 장기적 저성장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위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국회비준과 발효, 민관합동 동남아·중동·중남미 경제한류 확산, 해외 신시장 창출이 시급하다”며 “대내적으로 외국인투자 활성화를 위한 차이나머니 활용과 창조경제 등 혁신을 통한 산업고도화 실현, 규제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