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패는 요사스럽다

제4보(34~50)


백34는 공격의 급소. “기훈 틀린 것 하나도 없습니다. 공격은 날일자지요. 이 한 수로 좌하귀의 손실이 완전히 커버되고 있습니다.” 서봉수의 해설이다. 흑35는 이적수이지만 대마의 목숨이 위태하므로 어쩔 수 없다. ‘날일자는 건너붙이라’는 기훈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흑41까지 모양을 갖추어 일단 위기를 벗어났지만 여전히 흑대마는 한 집도 없는 형편. 계속해서 백의 공격에 시달릴 운명이다. 한국기원의 검토실은 물론이고 베이징 현지의 검토실에서도 백이 유망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었다. 여기서 최철한의 실수가 나왔다. 42로 누른 이 수. 흑43의 맥점 한 방을 당하자 백의 응수가 졸지에 곤란하게 되었다. 44로 붙였지만 45 이하 49의 강력한 반발을 받게 되었다. 골치아픈 패가 벌어졌다. “이렇게 되었다고 해서 백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패라는 놈은 쌍방이 부담스러운 요사스러운 것이거든요. 백이 다소 억울하게 되었습니다.” 서봉수의 해설. 그는 42로 참고도의 백1에 가만히 뛰어나왔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흑은 2로 고개를 내미는 정도인데 그때 3으로 꼬부리면 흑은 양쪽을 수습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바둑이다. “고민 정도가 아니라 둘 중의 하나가 잡힐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요행히 둘 다 산다고 해도 상당히 큰 댓가를 지불해야 했을 겁니다.” 나중에 검토실에 들어온 조훈현의 분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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