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방카슈랑스가 시작된 후 국민은행이 다른 은행과 같은 보험상품을 팔면서 보험사로부터 모집 수수료는 더 많이 받는 등 대형 은행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은행에 지급하는 모집수수료가 많으면 계약자가 내는 보험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방카슈랑스 수수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달 초 방카슈랑스 모집수수료가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된 가운데 국민은행은 같은 상품을 팔더라도 다른 은행보다 최고 0.55%포인트 많은 수수료를 제휴 보험사로부터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형 생보사인 A사는 같은 연금보험에 대해 산업, 외환, 제일은행 등에는 보험료의 2.63%의 수수료를 제공하지만 국민은행에는 2.80%의 수수료를 주고 있다. 또 단기 저축성보험 역시 다른 은행에 대한 수수료율은 2.06%지만 국민은행에는 2.43%를 책정하고 있으며 장기 저축성보험도 국민은행은 5.07%로 다른 은행보다 0.17%포인트 많았다.
모집수수료율은 보험사가 은행에 지급하는 총수수료가 보험료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예를 들어 보험료 총액이 1,000만원인 상품의 경우 A은행과 B은행의 모집수수료율이 각각 3%, 3.5%라면 A은행은 보험사로부터 30만원을, B은행은 35만원을 모집수수료로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같은 상품에 이름만 다르게 붙여 국민은행에 더 많은 수수료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C생보사는 같은 연금보험이면서도 2가지 이름을 붙여 판매하면서 산업은행에 판매하는 상품에는 2.58%(월납상품 기준, 일시납 3%)의 수수료를, 국민은행 판매 상품에는 3.01%(일시납 3.55%)의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이렇게 보험사가 은행에 지급하는 모집수수료가 많을 경우 고객이 내는 보험료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수료를 많이 받는 은행에서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가 은행에 지급하는 모집수수료가 많으면 보험사가 보험료에 책정하는 예정사업비 도 늘어나게 돼 보험료가 보장 내역과 무관하게 비싸질 수 있다”며 “앞으로 방카슈랑스 수수료 및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민원이 제기되지 않도록 사전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박태준기자 j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