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산책] 아이들에게 책읽기 습관을

요즘처럼 각종 영상미디어에 익숙해 있고 컴퓨터 게임과 인터넷에 푹 빠져 살고 있는 아이들이 독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여러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매체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독서의 중요성’은 구시대의 진리로 치부돼도 되는 것일까. 세계적인 컴퓨터ㆍ소프트웨어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만든 건 하버드대학의 졸업장이 아니라 내가 자라난 시골 작은 마을의 도서관이었다”고 강변한 바 있다. 국내 컴퓨터 보안 업계의 대표적 인물인 안철수씨는 “인터넷을 통해 얻은 정보로 당장 급한 문제는 해결은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책만한 것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국내외 IT산업 거장들도 독서광 아이러니 하게도 국내외 정보기술(IT)산업의 거장들은 인터넷 시대에 오히려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있어 독서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유익하다. 먼저 책 읽기는 글쓰기ㆍ말하기뿐 아니라 여러 학습 능력 향상에 효과가 크다. 영국 버밍햄대학에서 아주 어려서부터 책을 접하며 성장한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비교한 연구가 있다. 말하기ㆍ듣기, 쓰기, 읽기, 계산, 형태 및 공간지각 능력을 측정하자 책을 꾸준히 읽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언어 능력의 경우 평균 2배 이상 앞섰으며, 기타 계산, 형태 및 공간지각 능력도 높게 나타났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기초 능력인 창의력 또한 책을 읽은 아이가 안 읽은 아이들보다 높게 나왔다. 놀라운 일은 이 창의력 지수가 책을 한권씩 늘려갈 때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결국 독서와 관련된 생활 습관이 주도적인 학습 태도와 성적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삶의 희로애락에 대한 감동은 아이의 정서를 풍부하게 함양해줄 것이며 책을 읽으면서 펼치는 상상력은 아이를 창의적인 인간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그 밖에도 바람직한 삶의 모델에 대한 정립, 독서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의 향유 등 자라나는 아이에게 독서가 끼칠 수 있는 순기능은 무궁무진하다. 이렇듯 아이들에게 중요한 독서와 점차로 독서하는 환경에서 멀어지는 현실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독서하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독서 교육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신념을 가지고 자녀에게 맞는 독서 방법을 찾아줘야 한다. 막연히 독서가 중요하다는 생각만 갖고 아이에게 막무가내로 독서를 강요해서는 자녀를 독서하는 아이로 만들기 어렵다. 독서는 습관이다. 독서 습관이 길러지지 않은 아이는 책 읽는 행위가 전혀 즐겁지 않고 즐겁지 않은 행위를 강요받다 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해 책과 더 멀어질 수도 있다. 아이의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부모는 먼저 책 읽기가 지닌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한다. 아이가 여러 문제 때문에 잠시 책에서 멀어진다 하더라도 부모가 계속해서 독서를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를 보여 준다면 결국 아이는 책의 소중함과 즐거움을 알게 될 것이다. 관심있는 책으로 재미 유도해야 아이가 독서를 소홀히 여기는 시기일수록 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시간과 환경을 배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이가 책을 재미있게 여길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아이가 관심을 갖는 분야의 책을 권해준다면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의 학습 분야나 생활 환경을 잘 살펴보고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한 책을 보여주고, 관심이 덜한 부분은 그림과 사진을 통해 재미있게 접근한 책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이렇듯 아이에게 부담감을 주지 말고 아이의 특성에 맞는 재미있는 방법으로 책과 친숙하게 만들어준다면 아이는 점차로 독서를 즐거운 행위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이는 자연스러운 독서 습관으로 이어지게 된다.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서 환경과 특성에 맞는 방법으로 즐거운 독서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이는 아이가 미래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사회구성원으로 행복한 삶을 일굴 수 있도록 해주는,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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