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공동창업자 겸 회장(65·사진)은 "한국은 아직 4% 성장이 가능한 국가"라면서도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대비한 노동시장 개혁이 전제돼야 안정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벤스타인 회장은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이중성, 획일적인 정년퇴직 연령, 여성의 낮은 노동참가율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높은 가계부채 수준, 성장률 둔화를 꼽았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은 서비스 산업이 될 것이지만 경쟁촉진과 시장진입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엔저에도 불구하고 한국 전자산업이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사례를 들며 전반적인 한국 경제의 미래를 낙관했다. 특히 루벤스타인 회장은 러시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신흥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 "한국은 여전히 '안전투자처(safer haven)'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외채, 풍부한 외환보유액 등 펀더멘털이 튼튼해 지난 2013년 중순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로 신흥시장이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일으켰을 때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칼라일은 정말(actually) 한국에서 추가 투자기회를 찾고 있다"고 강조한 뒤 "기업 인수합병(M&A)을 비롯해 한국 대기업의 비핵심 자회사와 자산 인수 등이 관심 대상"이라고 밝혔다. 루벤스타인은 한국의 빈부격차 심화에 대해 "교육이 열쇠"라며 "질 좋은 사립학교도 필요하지만 저소득 가정 학생들이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공공교육 시스템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