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경영이 돈 쓰는 일이라고요? 천만에요. 돈 버는 일입니다."
일본 후지쓰 본사를 취재차 방문한 자리에서 이 회사 환경연구소 고바야시 고이치 소장으로부터 귀가 솔깃하게 들었던 말이다. 환경경영을 통한 비용절감 보다는 투자비용이 더 많았던 많은 일본기업의 상황과 크게 다르게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고바야시 소장은 12층 회의실 탁자 위에 '환경경영에 따른 비용 1억8,700만엔,이득(비용절감) 2억4,300만엔, 이에 따른 흑자 7,900만달러'라는 결과가 적힌 지난 2001년도 환경회계 보고서를 각종 자료와 함께 펼쳐보였다.
고바야시 소장은 폐수 재처리시설을 만들 경우 단순히 물을 깨끗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어떻게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지를 총체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후지쓰 환경경영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또 이를 통해 장부상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환경에 대한 투자가 기업이미지 개선 등 간접적인 이익 이외에도 직접적인 이익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목격한 셈이다
돌아서는 기자에게 고바야시 소장은 일본기업 중에서도 환경회계상 흑자를 남기는 회사는 별로 없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또 일본정부와 기업들이 후지쓰의 성과를 벤치 마킹하기 위해 최근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말도 했다.
그의 이 같은 말을 듣고 나오면서 솔직히 한편으로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미국 엔론사태를 비롯, 전세계가 분식회계로 떠들썩한 상황에서 혹시 후지쓰의 환경경영 장부도 그 같은 의혹이 있지는 않을까.
그러나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한가지 사실은 분명했다. 이들이 기존의 상식을 부정하면서 환경경영에 대한 투자가 돈을 쓰는 일이 아닌 돈을 버는 것이란 점을 현실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많은 중소기업은 물론 사회적 책임이 큰 대기업들조차 여전히 환경경영에 대한 인식이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비용면에서의 손실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환경에 대한 투자가 비용절감 등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투자'의 의미도 될 수 있음을 후지쓰는 말해주고 있다.
장순욱<국제부>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