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2008년 이후 두 번째 글로벌 식량위기가 발현할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주 러시아가 곡물 수출중단 기한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는 식량폭동까지 일어나면서 사태 해결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요8개국(G8) 정상들은 지난해 이탈리아 라퀼라에 모여 식량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지난번 식량위기의 경우 주요 곡물수출국들이 자국의 식량안보를 위해 수출동결 조치를 단행하면서 사태가 심화됐다. 현재 러시아만 곡물수출을 공식 중단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도 규제강화 등으로 사실상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보호무역 조치는 곡물시장의 왜곡을 야기한다. 올해 전세계 곡물재고량은 2년 전 위기 때보다는 많지만 급격한 공급감소에 따른 수급불균형을 충분히 흡수할 정도는 아니다.
지난번 글로벌 식량위기의 교훈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찾을 수 있다.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 지금 상황이 다시 호전되기를 마냥 기대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다.
식량안보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일부 개발도상국들에서 이 문제는 정치적 안정과도 뚜렷한 연관성이 있다. 지난번 식량위기 때 아이티와 마다가스카르의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 전복됐다. 당장 모잠비크에서도 정부가 빵 가격을 30% 올리겠다고 하자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해결책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농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다. 관개시설을 정비하고 토지의 질과 곡물의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 등을 향상시켜야 한다.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들에 농업기술을 전하기보다는 식량을 지원하는 데 너무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아프리카에 대한 식량지원에 농업기술 전수 비용의 20배가 넘는 돈을 쓴다. 이러한 불균형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식량위기의 고조를 막으려면 사전조치들이 중요하다. 평소 곡물 재고량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며 주요 곡물수출국들이 수출중단을 단행할 것에 대비해 국제사회가 관련 규정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국가들이 민감한 이 문제의 합의점을 찾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들이 보여주듯 식량문제는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