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차 대전 후 최악으로 평가 받는 경기침체 국면을 통과하면서 미국 대기업들이 앞다퉈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대기업들의 현금 보유 비중이 지난 4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기업들은 경기 악화 국면에서 고용 삭감 정책 등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기업 내 현금 보유 비중은 되려 늘렸다.
WSJ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500대 기업(금융사 제외)들이 지난 2분기에 보유한 현금 및 현금 등가물은 총 9,940억 달러로 파악됐다. 이는 해당기업 총 자산의 평균 9.8%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난해 보유분(8,460억 달러) 보다 7.9% 가량 늘어난 수치다.
기업들의 현금비중 확대는 3분기에도 지속됐다. 500개 대형 기업 중 3분기 실적을 공개한 248개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당 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 금융자산 비중은 2분기(10.1%)보다 늘어난 11.1%로 나타났다.
3분기에 현금비중을 늘린 업체로는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대기업 알코아를 비롯해 구글ㆍ펩시콜라ㆍ텍사스인스트러먼츠 등 각 분야 주요 기업들이 고루 망라됐다.
WSJ은 기업들의 현금보유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이 현지 경기에 '저주'인 동시에 '축복'일 수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