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울포럼2013] 창조경제 열쇠는 교육…창의성 살릴 학업시스템 만들어야

■ 특별대담 :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데이비드 스로스비 맥쿼리대 교수<br>한국 어릴 때부터 사교육에 치중… 창의력 제약<br>호기심 키우고 자유롭게 상상력 펼칠 시간 줘야<br>산학협력 강화하면 혁신제품 탄생 큰 도움 될 것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과 데이비드 스로스비 호주 맥쿼리대 석좌교수가 30일 '서울포럼 2013' 기조강연을 마친 후 만나 대담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기업가정신을 살리고 창조경제의 기반을 이루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생각을 할 시간, 상상력을 펼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며 교육개혁을 강조했다. /이호재기자

"기업가정신을 살리고 창조경제의 기반을 이루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교육 시스템을 창의성을 살리는 쪽으로 재건해야 합니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과 데이비드 스로스비 호주 맥쿼리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30일 '서울포럼 2013' 기조강연을 마친 직후 만나 대담을 하는 자리에서 이구동성으로 이같이 말했다. 앞서 기조강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창조경제를 위한 규제개혁 보고대회'를 제언하고 문화를 통해 창조경제를 이루라는 등 다소 실용적인 면을 강조한 두 사람이 이어진 대담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한국, 사교육 과중=먼저 스로스비 교수는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적 제반 사항이 갖춰져야 한다"며 교육을 화두로 던졌다. 이에 사공 이사장은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사공 이사장은 "한국 학생들은 사교육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다. 한국말로 '학원'이라고 하는 곳인데 학생들이 이 학원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며 "심지어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학원에 다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풍조가 어린아이들이 자유로운 생각을 할 시간, 상상력을 펼칠 시간을 빼앗고 있다"면서 "이를 타파하는 것이 창조경제를 위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로스비 교수 역시 사공 이사장의 의견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예를 들면 스스로 음악을 연주해보는 활동을 할 시간을 줘야 한다. 결국 아이들을 자유로운 교육ㆍ활동에 노출시키는 것이 창조경제를 위한 근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 학생들은 사교육에 지나치게 치중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내놓은 '서울 교육 분야 주요 변화'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초중고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73.5%에 이른다. 다양한 놀이와 사회 참여를 통해 호기심을 키우고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사교육에 함몰돼 틀에 박힌 공부만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비율은 고등학생 68.2%, 중학생 72.7%, 초등학생이 82.0%를 기록해 호기심이 왕성한 저학년일수록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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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ㆍ산업 간 고리도 부실=사공 이사장과 스로스비 교수는 이어 대학과 산업계 간의 연결고리가 강화되는 것도 창조경제의 뿌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스로스비 교수가 "창조경제에 있어 대학과 산업계 간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사공 이사장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양측 간 연결고리 강화는 더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하는 데 근본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동조했다.

이어 사공 이사장은 미국 버클리대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을 때의 인상 깊었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버클리대 인근 실리콘밸리 출신 기업가들은 항상 대학 인근에서 교수나 학생들이 노트북을 들고 나가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모두 그들의 따끈따끈한 아이디어를 사업에 적용시키려는 사람들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공 이사장은 "미국은 실리콘밸리에 버클리ㆍ스탠퍼드대 등이 위치해 인근 산업계와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면서 "한국은 많이 발전하기는 했지만 적극적 산학협력을 이어가는 곳이 포스텍 정도밖에 없어 산학협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산학협력 정도는 저조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산학 간 지식이전지수는 5.19점으로 세계 25위를 기록했다. 이는 연구개발(R&D) 투자규모가 세계 6위(49조8,000억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비중이 세계 2위(4.03%)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또한 우리나라 대학의 산업계로의 기술이전율도 지난 2011년 16.4%에 불과해 미국(25.4%, 2010년 기준)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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