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로금리시대-어떻게 돈을 굴릴까] 내집마련 올 하반기까지 기다려라

회사원 M씨는 결혼 9년차가 다 되도록 아직 전세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까지 모아놓은 돈은 전세금 8,000만원과 은행 예금 2,000만원 정도. 신혼 초 보증금 500만원의 월세방에서 시작한 M씨는 전세집 마련하기도 사실 버거웠다. 부부가 같이 벌어들이는 소득이 연 5,500만원 정도 돼지만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모아 놓은 돈도 거의 없다. 그동안 M씨에게 내집 마련은 꿈과 같은 이야기 였고 그래서 M씨는 청약통장하나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아들과 딸이 이제 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M씨는 내집 마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기 시작했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현재 하향ㆍ안정기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건설사에 대한 세무조사 설까지 시장에 나돌면서 일부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인하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여러가지 호의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새로 집을 마련하려는 M씨와 같은 사람들은 잠시 여유를 두고 찬찬히 집값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아직 집값이 완전히 바닥수준에 이르지 않았고 현재의 저금리 기조도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PB팀장은 "아직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집을 사는 데는 올 하반기 정도가 적당하다"며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내집마련, 타이밍이 중요=아파트가격은 1월까지 6주 연속 하락하다 최근 약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도 부동산 값 하락추세는 뚜렷해 가격이 계속 상승하리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특히 초ㆍ중ㆍ고교생들의 겨울방학인 1월은 전통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시점인데도 올해는 집값이 떨어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주택구입시기에 대한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건설사들이 분양가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로 국세청이 건설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일부 건설사를 중심으로 분양가 인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올해 서울지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5만2,000여 가구 보다 36% 늘어난 7만1,000여 가구로 최근 아파트 가격하락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아파트 공급물량의 증가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향후 2~3년간의 풍부한 주택공급으로 부동산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동원 하나은행 PB팀장은 "지금 당장 집을 구입해야 하는 실수요자 이외에는 시간을 두고 주택가격의 변동방향을 지켜봐야 한다"며 "주택가격이 바닥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올 하반기 이후 타이밍을 잘 맞춰 구입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저금리시대, 주택담보대출 활용하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초반으로 까지 떨어졌다. 1억원 대출을 받으면 1년에 약 600만원 정도의 이자를 부담하면 되는 것이다. 은행대출의 경우 매월 은행에 납부하는 이자와 원금이 연소득의 30%내에서 부담할 수 있는 금액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재정설계다. 따라서 지금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M씨의 경우 약 1억원 정도 돈을 빌려도 두 부부의 수입안에서 충분히 600만원 정도의 이자를 부담할 수 있고 원금을 포함해 1년에 최고 약 1,500만원까지 갚아나갈 수 있다. 금리가 갑작스럽게 변하지 않는다면 11년 정도면 M씨는 모든 부채상환을 끝내고 완벽한 내집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 또 M씨와 같이 주택청약통장조차 만들지 않은 사람들은 급하지 않다면 청약통장을 만들고 1순위가 되는 2년 후까지 내집마련 계획을 늦춰도 좋다. 약 2년 후 정도까지는 충분한 주택공급이 이루어 질 것으로 보여 급격한 가격상승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다고 해도 아직은 직접 분양받는 것이 가장 싸게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이다. ◇철저한 내집마련 준비를=보통 내집마련을 하기 전 많은 사람들이 맘 편히 휴식할 곳을 고른다기 보다는 투기의 차원에서 살 곳을 찾는 경우가 많다. 또 절대적으로 강남에 살아야 겠다거나 서울에만 살아야 된다는 억지를 부릴 때도 있다. 주로 부동산 초보의 경우이지만 각종 부동산 가짜 정보에 혹해 선뜻 계약하고 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저금리시대라고는 하지만 최근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부분 실세금리에 맞춰 이자꼭?바뀌는 변동금리부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갑작스런운 금리상승 압력이 있을 경우 속수무책으로 높은 금리를 물어야 한다. 1억원을 빌려 1%의 이율이 오르면 1년에 100만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출을 하기 전에는 꼭 갑작스러운 금리 변동에 대처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PB팀장은 "집을 사서 몇 배를 남겼다는 무용담은 이제 전설정도로 치부해야 한다"며 "차근차근 따져서 꼼꼼히 내집마련 전략을 세워나가는 것이 가장 빨리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분: 고준석 신한은행 PB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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