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가을철 허약체질 보약 대신 죽드세요

"체질따라 맞춰 먹어야" 기약할땐 인삼죽…비타민 부족엔 황기죽

황기죽

인삼죽

홍보대행사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최모(27ㆍ여)씨는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을 힘겹게 보낸 후 입맛이 떨어져 최근 식사를 거르기 일쑤다. 잘 먹지 못해서인지 몸은 늘 피곤하고 나른해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 요즘같이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쌀쌀해진 초가을에는 인체의 면역력이 무너지기 쉽다. 감기,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만성 허리통증과 관절염 환자의 통증은 더욱 심해진다. 그래서 가을하면 생각나는 것이 보약 또는 보양식이다. 몹시 무더웠던 올 여름동안 지쳤던 몸을 추스리고 다가올 겨울의 추위에 대비하려면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이번 주 리빙앤조이는 가을철 보양식으로 체질에 따라 집에서 간편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영양만점 한방죽을 소개한다. ◇체질에 맞춰 먹어야 ‘보약’=흔히 보약 하면 십전대보탕이니 녹용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보약이라고 다 몸에 좋다는 맹신은 금물이다. 개인의 체질과 증상을 무시한 채 몸에 좋다는 약을 무조건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가정에서 늘 먹는 음식에 몇 가지 한약재를 더하면 훌륭한 보양식이 된다. 특히 아침식사 대신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한방죽’은 요리 방법도 간단하고 맛과 영양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어 좋다. 한의학에서는 허약한 몸의 증상을 기허증(氣虛症), 음허증(陰虛症), 혈허증(血虛症), 양허증(陽虛症) 네 가지로 나눈다. ◇기가 약해진 ‘기허증’엔 인삼죽=기허증은 기(氣)가 약해진 경우를 말한다. 이런 사람은 기운이 없어 자꾸 드러눕고 싶고 몸이 나른하며 식욕이 없다. 또한 피로도 쉽게 풀리지 않고 말수가 적어지고 목소리에도 힘이 없다. 인삼은 정기를 강화하고 왕성하게 하므로 기허증에 좋다. 기력이 떨어졌을 때 아침 식사 대신 인삼죽을 먹으면 기운을 북돋우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내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노화로 인한 체력 저하나 오랜 질병으로 인한 식욕부진, 만성적인 설사, 성기능 감퇴 등 여러 증상에 효과가 우수하다. 단, 선천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인삼죽 조리법: 쌀 150g에 인삼 분말 3g을 넣고 죽을 쑤어 먹는다. 인삼의 쓴 맛이 부담스러우면 흑설탕을 조금 넣어 먹어도 좋다. ◇음기가 모자란 음허증엔 구기자죽=음허증은 음기(陰氣)가 부족해 진액이 마르는 경우다. 이러한 사람은 자주 입이 마르고, 머리가 무겁고, 손발에서 화끈거리며 열이 나는 증상이 있다.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잘 빠지며 때로는 무릎에서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구기자는 보음제로 좋다. 구기자는 식은 땀이 나고 맥이 허약한 음허증을 다스리는 데 주로 쓰이며 자양 강장과 장수를 위해 매일 먹어도 좋은 약재다. ■구기자죽 조리법 : 구기자 15~20g을 절구에서 으깬 후 물로 삶아 즙을 낸다. 이것을 한번 더 삶아 다시 즙을 낸 후 쌀 60g을 넣고 죽을 쑨다. 구기자를 잘 씻은 후 처음부터 쌀과 함께 죽을 쑤어도 된다. 아침 식사뿐 아니라 오후 간식이나 저녁 식사로 먹어도 좋다. ◇피가 부족한 혈허증엔 숙지황죽=혈허증은 피가 부족한 경우로 자주 어지럽고 가슴이 뛰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귀에서 소리가 나기도 하며 손발이 저리거나 눈이 침침해지기도 한다. 이때는 부족한 피를 만들어주는 보혈제가 필요하다. 숙지황은 피를 만들어주어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이나 변비, 성장통 등에 효과가 있다. 단, 소화력이 약하거나 설사가 잦은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숙지황죽 조리법 : 숙지황 20g을 검은색 즙이 우러날 때까지 중간 정도의 불에서 충분히 끓인다. 즙이 완전히 우러나면 쌀 80g을 넣고 죽을 쑤어 먹는다. ◇양기가 부족한 양허증엔 두충죽=양허증은 음허증과 반대로 몸의 양기(陽氣)가 부족한 경우다. 추위를 잘 타고 찬 것을 먹으면 설사를 하며 항상 손발이 찬 사람은 양허증일 수 있다. 따뜻한 성질을 지닌 두충은 양허증에 좋은 약재다. 한방에서는 두충 껍질을 약재로 사용하는데 양기를 돋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 두충 껍질을 달여 차로 마시기도 한다. ■두충죽 조리법 : 물 8컵에 두충 20g을 넣고 40분 정도 달여 6컵 분량으로 줄어들면 불을 끄고 두충을 건져낸다. 쌀은 깨끗이 씻어 30분 정도 불려 두었다가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믹서에 건져낸 두충과 두충 달인물, 불린 쌀을 넣고 간다. 냄비에 갈아둔 두충과 쌀을 넣고 20분 정도 끓이다가 소금으로 간한다. ◇황기죽, 산약죽도 가을철 건강유지에 도움=성질이 따뜻한 황기는 원기를 보강하며 땀을 멎게 하므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좋다. 아침뿐 아니라 저녁에도 공복시 따끈하게 먹으면 좋고 열흘쯤 연달아 먹으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황기죽 조리법: 깨끗이 씻은 황기 30g에 물 400cc를 붓고 절반으로 줄 때까지 달인다. 쌀 80g에 물을 붓고 한번 끓어오르면 황기달인 즙을 넣고 죽을 쑨다. 또한 산약은 마의 껍질을 벗긴 것으로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허약한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 준다. 비장과 위장의 기능을 강화시켜 탈이 난 속을 달래주며 설사가 잦은 어린이나 노인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산약죽 조리법 : 산약 1컵과 불린 쌀 1컵을 같이 볶는다. 쌀알이 투명해지면 물 7컵을 넣고 죽을 쑨다. 기호에 따라 참기름을 넣어 먹는다. /도움말=자생한방병원 보약원 박신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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