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연타경제 안이한 대책(사설)

대규모 명예퇴직 한파와 노동법 파동에 이은 한보부도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경기 하강의 끝이 보이지 않게 위축되어 가고 있는데 잇따라 대형 악재가 겹쳐 경제 위기감을 더해주고 있다. 지표상으로도 그렇지만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체감경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경제가 심각하게 꼬여가고 있는데도 한보사태 수습책은 알맹이가 없어 안이하다 못해 무대책으로 비치고 올해 어려운 경제를 헤쳐나갈 보완책도 눈에 띄지 않아 답답하다. 지표상으로도 경기가 급격히 움츠러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공장 가동률이 급락하고 소비와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업이 크게 늘어나 심각한 파장을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자가 47만9천명으로 1년전에 비해 10만명이 늘었다. 완전 고용이나 마찬가지라며 자랑으로 내세워온 실업률은 1년 사이에 0.5% 급등, 2.3%로 높아졌다. 여기에 올들어 날치기 노동법 파동이 경제를 강타했다. 노·사, 노·정간의 대립과 총파업의 후유증이 전국 사업장에서 표면화하고 있다. 갈등의 불안은 언제나 폭발할 수 있는 휴화산으로 잠재되어 있는 가운데 임금 체불업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 연이어 한보사태가 불어 닥쳤다. 내리막 경제에 치명타를 먹인 꼴이 됐다. 자금난은 한보 관련 업체뿐 아니라 크고 작은 전 기업으로 확산, 경영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대기업이 자금난을 호소할 지경인데 중소기업은 어떨것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연쇄부도의 우려가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해외금융시장에서 신용이 추락, 차입금리가 상승하고 그나마 해외자금조달이 어렵다고 한다. 들어와 있던 외자도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은행에 돈을 풀라고 하지만 은행은 창구를 높이고 담보없이는 급전도 구하기 어려운게 지금의 실상이다. 수출이 잘 되느냐하면 그렇지도 못하다. 1월 한달에 무역적자는 37억달러를 넘어섰다. 물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부동산 값은 치솟고 있으며 투기 우려가 고조되어 가고 있다. 걱정했던 대로 위기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고, 기업들이 연쇄도산하고, 부동산 값이 오르면서 투기가 일고, 경상적자가 확대되고 대외 신인도가 계속 떨어지고, 자금시장이 불안한데 이에 대한 위기극복 대책이 없다면 그것이 바로 위기이다. 한보사태의 파장을 수습하고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한보 충격에서 벗어나는 일이 우선 급하기 때문이다. 수사는 수사대로 해서 의혹을 밝혀내야 하지만 경제 주름살을 줄이는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의욕을 되살리는 일이 중요하다. 정치권의 폭로전이나 수사가 자칫 움츠러든 기업의욕을 더욱 위축시키는 일은 경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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