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사전 여론조사와 개표 결과가 왜 이렇게 다를까.”
2일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가 마감된 뒤 개표 결과가 실시간으로 중계되자 주요 당직자들의 입에서는 이 같은 의문이 터져 나왔다. 결국 여론의 눈총은 자연스레 선거 이전에 여러 기관들이 쏟아냈던 사전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집중되고 있다. 여론조사는 이번 6ㆍ2지방선거는 물론이고 과거 전국적 규모의 선거에서도 자주 실제 결과와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사전 여론조사의 정확성에 대한 논란은 국내에서만 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4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에도 일부 언론사들이 게재했던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존 케리 민주당 후보 간 당락 예측이 어긋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는 선거 사전 여론조사가 태생적으로 신뢰성에 한계를 안고 있음을 암시한다.
정치전문가들은 우선 여론조사의 방법적 한계를 요인으로 꼽는다. 주로 전화조사가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상황에서 그 조사에 실제로 응답하는 계층이 편향돼 있다는 것이다. 즉 여론조사가 주로 평일 근무시간대에 휴대폰을 이용하는 샐러리맨에게 응답을 받아내기 어렵다 보니 집전화나 가게전화로 연결하기 쉬운 주부나 노인ㆍ자영업자 등의 의견에 상대적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야당 지지자들의 경우 표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향이 있어 여론조사에 정확히 반영되지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내각과 국회 권력까지 장악한 현재처럼 여당의 정국 지배력이 절대적일 수록 야당 지지 유권자들은 스스로를 소수라고 느껴 표심을 더욱 숨기게 된다” 고 전했다.
여론조사가 특정 조사시점의 민심만 반영하는 데 비해 표심은 시시각각 움직인다는 점도 조사 결과의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특히 투표 직전에 터지는 각종 정치적 사안이나 사건ㆍ사고ㆍ재해 등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선거에 앞서 ▦천안함 사태 ▦방송인 김제동씨의 프로그램 진행 하차 압력 ▦문수 스님 소신공양 등의 돌발변수들이 선거판세 예측을 어렵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