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락장에선 역발상 필요하다

주가 떨어질수록 빛나는 '리버스펀드' 관심<br>주가지수 선물 이용…급락장서 '나홀로 고수익'



하락장에선 역발상 필요하다 주가 떨어질수록 빛나는 '리버스펀드' 관심주가지수 선물 이용…급락장서 '나홀로 고수익' 박해욱 기자 spooky@sed.co.kr 관련기사 >> 다트머니 기사 더 보기 • 하락장에선 역발상 필요하다 • 전세자금등 6,000만원으로 집사야 하나… • 신한은행 '탑스 직장인 플랜 저축예금' • [에디터즈 레터] 공포 • 줄줄 새는 돈만 막아도 '절반의 성공' • 신입사원 부자되기 5계명 • '신영밸류고배당주식형 펀드' • 올해부터 바뀌는 ELW제도 • 5,000만원에 2억 아파트 마련 가능 • 지분형 주택 어디에 공급될까? • 서울, 강서·송파 제외 일제히 상승 •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 '토지별도등기' 있을땐 • 강남 역삼역 6층 상가건물 62억원 外 • [서경 펀드닥터] 주식형 수익률 -3.77% • 퇴직자 창업 성공전략 올 가이드 • '에어컨' 한겨울 예약판매, 파격 할인+사은품 올들어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여의도 증권가에 새로운 유머가 유행하고 있다. 우선 ‘폭락장을 맞아 추천하는 우량주 3선’이란게 있다. 하이트맥주와 KT&G, 그리고 강원랜드가 투자유망하다는 주장이다. 폭락장에 지친 심신을 술과 담배로 달랠 테니 하이트맥주와 KT&G 주가가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 또 못다 이룬 ‘대박의 꿈’을 살려보기 위해 카지노로 손님들이 몰릴 테니 강원랜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펀드투자자를 위한 대안도 나왔다. 다수의 업계 상위권 투신사들을 제치고 최고의 자산운용사로 추천받은 곳의 이름이 ‘한강투신’이라는 것. 물론 우스갯 소리다. 하지만 자못 살 떨리게 만드는 이 같은 농담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시름과 근심이 커질 대로 커졌다는 반증이다. 요즘 우리 증시는 고개를 숙이다 못해 완전히 꺾인 모습이다.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우상향으로 힘차게 치닫던 그래프의 모습이 예술이었다. 하지만 이제 화려했던 시절은 옛이야기가 됐다. 투자자들은 소나기를 맞으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까’, ‘대안은 없을까’ 방법이 있다. 이런 고민을 가진 투자자들의 대피처가 있다. 최근 시장으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리버스펀드다. 장이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빛을 발하는 리버스펀드. 그래서 ‘음지식물’로도 불린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펀드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투자자산 가치가 상승해야 한다. 주가가 오르면 얼굴에 화색이 돌고 주가가 떨어지면 수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리버스펀드는 반대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률이 떨어지고, 주가가 내리면 수익률이 올라간다. 이는 리버스펀드가 선물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DMB 방송수신이 가능한 휴대폰을 제작해 판매하는 휴대폰업체가 있다. 이 업체가 제작한 핸드폰의 매력에 흠뻑 빠져 이 핸드폰을 3개월 후에 대당 100만원에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3개월 이후에 이러한 종류의 핸드폰이 다량 생산되어 가격이 하락한다고 예상하고 현재 시점에서 3개월 이후에 대당 100만원에 휴대폰을 팔기로 계약을 체결한다. 3개월 후에 예상대로 휴대폰 가격이 하락해 80만원에 거래된다면 대당 80만원에 파는 휴대폰을 100만원에 팔 수 있기 때문에 대당 20만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이처럼 선물을 매도하면 앞으로 가격이 하락할 경우에 이익이 생긴다. 이를 펀드매니저에게 적용해보자. 펀드매니저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를 대비해 주가지수 선물이나 옵션 등을 통해 리스크를 일정 부분 헤지한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 선물매도를 하게 되면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코스피200지수선물에서 미래 특정일의 코스피200주가가 팔기로 한 가격보다 낮을 경우 선물매도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는 이익을 보게 된다. 리버스펀드는 이러한 원리로 주가가 하락할 때만 이익을 보게 만든 특화상품이다. 참고로 선물매도는 미래의 특정일에 특정가격으로 파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 출시된 리버스펀드는 주로 주가지수 선물을 이용한다. 증거금 대용을 위해 채권에도 투자를 한다. 외국의 경우 현물주식을 활용해 운용하는 펀드도 있지만 국내의 경우 현물주식을 빌리기가 쉽지 않아 개별종목 투자가 여의치 않다. 리버스펀드가 주가지수 수익률에 연동되는 인덱스형으로 운용되는 이유다. 자산구성을 보면 주식현물이 하나도 없는 대신 선물포지션에 선물매도만 나타난다. 이 때문에 지수가 10% 오르면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10%, 주가지수가 10% 내리면 펀드 수익률은 10%가 된다. 개별종목에 대한 투자가 차단됐다는 특성 탓에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리버스펀드를 엄브렐러펀드 내 하위펀드로 구성한다.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때에만 효과를 보는 리버스펀드의 구조상 성과의 지속성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엄브렐러펀드는 주식형, 채권형 등 서로 다른 여러 개의 하위펀드로 구성된 전환형펀드를 말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투자자가 시장변화에 맞춰 일반 주식형에서 리버스펀드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투자자는 엄브렐러펀드 투자 시 시황에 따라 ▦불마켓(강세장)펀드 ▦베어마켓(약세장)펀드 ▦MMF(머니마켓펀드) 등으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최근 급락장을 맞아 리버스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펀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서도 '나홀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리버스펀드는 3%가 넘는 주간수익률(1월22일 기준)을 기록했다. '한국부자아빠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A-1'이 3.5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고 '푸르덴셜프리엄브렐러BEAR인덱스파생상품1'(3.43%), '하나UBS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K-1ClassE'(3.22%) 순이다. 비교대상인 인덱스펀드가 같은 기간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펀드별로 보면 '한국부자아빠엄브렐러인덱스파생상품A-1'이 마이너스 7.95% 수익률로 성적이 가장 저조했고 나머지 인덱스펀드도 대부분 마이너스 7%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리버스펀드는 결정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 리버스펀드는 기본적으로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데 주가는 무한히 하락할 수 없다. 극단적으로 모든 주가의 가치가 '0'이 되면 더 이상 하락할 여지가 없다. 반면 주가 상승은 무한대까지 갈 수도 있다. 장기투자 수단으로는 적절치 않다. 그래서 리버스펀드의 저변은 그다지 넓지 않다. 하락장을 예측하고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수가 많지 않을 뿐더러 자산운용사 역시 리버스펀드 운용에 큰 비중을 할당하지 않는다. SK증권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총 13개의 리버스펀드가 출시돼 있다. 이 중 대부분이 엄브렐러펀드 형태로 운용된다. 운용사별로는 우리CS자산운용이 총 5개로 가장 많은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하나UBS, CJ자산운용이 2개 펀드를, 삼성투자신탁과 한국운용, 대신운용이 각각 1개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이 가운데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펀드는 '하나UBS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K-1ClassE'로 지난 22일 기준 90억원이고 한국운용의 '한국부자아빠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A-1'(68억원), '푸르덴셜프리엄브렐러BEAR인덱스파생상품1'(49억원), 우리CS의 '마이베어마켓파생1Class e'(41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최근 리버스펀드가 폭락장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연간 기준으로 리버스펀드 수익률은 그리 좋지 않다. 리버스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14%에서 마이너스 20% 정도로 부진하다. 이를 반영하듯 설정액 대비 순자산 역시 매우 낮다. 지난 22일 기준 전체 리버스펀드 설정액은 311억원이지만 순자산은 159억원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인덱스펀드 수익률이 15% 수준인 것에 대비되는 성적이다. 또 단기적인 시황을 보고 현 장세가 추세적인 하락기인지 판단하기도 어렵다는 점도 리버스펀드에 신중히 접근해야 할 요인이다. 비록 현 시점에서 주식시장이 높은 파고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번 조정이 단기간에 마감되고 반등에 나선다면 리버스펀드 투자는 바로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리버스펀드를 리스크헤지용으로 활용하길 권한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리버스펀드가 연초 대비 10%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면서 "하지만 단기적인 수익률만을 보고 투자하기에 리버스펀드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급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에서 주가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하면서 투자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리버스펀드는 주가 급락에 대한 헤지차원으로 소규모 자산만을 투자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입력시간 : 2008/01/2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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