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 이어 정보기술(IT)를 포함한 서비스 분야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하면서 미국 산업 지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예측되고 있다.
미 CNN 머니와 뉴욕타임스는 22일 미국의 주력 산업인 IT 등 고소득 서비스 분야가 인도, 중국, 러시아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미국의 고 실업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특히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는 미국내에서도 고임금 직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같은 서비스 직종의 해외 의존도 증가는 미국의 고임금 전문직 실업자들을 대거 양산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2015년까지 미국의 IT 서비스 분야에서만 330만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옮겨질 전망이다. 이는 미국 전체 고용인원의 2%에 달하는 수준. 특히 컴퓨터 분야의 해외 인력 의존도는 더욱 가속화, 향후 12년 안에 미국 전체 컴퓨터 관련 직종의 8%를 차지하는 45만명의 인력을 외국에서 충당하게 될 것이라는 게 포레스터 리서치의 진단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IT를 필두로 한 비롯한 서비스 분야의 굵직한 기업들이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전문화된 인력을 찾아 외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예로 기업 소프트웨어 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오라클은 최근 인도의 고용인원을 3,200명에서 6,000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올해내 인도의 R&D 인력 규모를 두배 가량 증가시키기로 한 상태. 또 컨설팅 업체 액센츄터도 인도, 중국, 러시아, 필리핀 등의 인력을 대폭 늘려 이 지역에서만 4,400여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컴퓨터 업체 IBM의 경영진들이 최근 내부 경영 회의에서 해외 이전 러시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IBM의 경영진들이 최근 대형 IT업체들이 해외로 향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해외 인력을 보강, 고용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서비스 분야의 해외 이전 풍속도에 대해 미국 학계와 정재계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컴퓨터 소프트 업체 컴퓨터 제너레이티드 솔루션의 필 프리드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직종들은 일단 미국을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며 “IT 분야의 일자리가 계속 줄어들게 되면 관련 분야에 대한 지원자도 감소, 대학들이 향후 미국이 필요로 하게 될 컴퓨터 프로그래머들과 엔지니어들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