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정권 내놓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 일축/야 “변협추천 특별검사가 이번 사건 맡아야”한보의혹사건을 계기로 「특별검사제」도입을 둘러싸고 여야간 공방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양상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28일 수사대상자를 비롯, 검찰의 단계별 총수가 모두 부산·경남(PK)일색이어서 진상을 규명하기가 힘든만큼 현행 검찰이 아닌 대한변협이 추천한 특별검사가 이번 사건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신한국당은 『특검제 도입은 정권을 내놓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며 일언지하에 일축했다.
특검제 도입공방이 시작된 것은 이날 상오 국회에서 열린 야당 합동의원총회에서 김대중국민회의총재가 『국회 능력에 한계가 있는만큼 특검제 도입이 절대 불가결하다』고 강조하고 결의문에 채택되면서 부터다.
양당은 합동의총 결의문에서 『한보권력형 금융비리의 공정한 수사를 위해 특별검사제 도입을 관철시킬 것』을 다짐하고 『여당은 국회에 계류돼 있는 특별검사법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과 한보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의 전·현직은행장은 물론 수사책임자인 대검 중수부장 등이 모두 PK 일색인 만큼 검찰수사가 제대로 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게 야권의 주장인 동시에 특검제 도입의 배경이라고 야권은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은 한마디로 『말도 되지않는 소리』라며 단호한 입장을 견지해 이를 둘러싼 여야간 설전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국당 강삼재 총장은 『특별검사를 임명하면 대한민국 검찰은 뭐가 되느냐』고 완강한 반대입장을 표시하고 『검찰수사가 마무리되고 국회의 국정조사권이 발동된 뒤 그래도 믿지 못하겠다면 특검제를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일보 후퇴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기도 전에 특검제 운운하는 것은 현행 검찰에 흠집을 내려는 것이며 수사결과가 야당에 불리하게 나올 경우 이를 전면 부인하고 특검제 수용의 필요성을 재강조하기 위한 야당의 다목적 포석이라고 규정짓고 미리 쐐기를 박으려는 게 신한국당의 전략이다.
한편 정가 일각에서는 국민회의 등 야권이 물증보다 심증이 앞서 한보사태를 특검제를 통해 접근하려고 하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만큼 특검제도입이 여야타협의 촉매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지난해 제정안을 마련해 국회 제도개선특위에 제출,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양당의 「특별검사법안」은 정치적 사건및 권력형 비리사건의 경우 국회가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특별검사의 임명을 요청하면 대통령은 국회요청 이후 7일 이내에 법무장관을 통해 대한변협에 특별검사의 후보추천을 의뢰한다는 내용이다.<양정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