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천연물 신약 개발에 사운 건다

삼천당제약·벤트리 등 이어 제일제당 가세제약사와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국내외에 자생하는 약용식물 추출물을 원료로 한 천연물 신약 연구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일제당은 최근 경희대 약대 정성현 교수팀과 공동으로 생약 성분의 제2형(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들어갔다. 임상시험을 거쳐 오는 2005년께 제품을 내놓을 계획. 정 교수는 "지난 96년부터 한방 처방서에 나와 있는 12가지 한약재에 대한 약효ㆍ독성시험 등을 통해 약효가 검증된 3~4가지를 선정했으며, 올 연말까지 배합비율ㆍ추출방법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개발 중인 당뇨치료제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4~5가지 기전 중 ▦에너지원으로 쓸 포도당을 받아들여야 할 세포공간이 지방으로 차있어 인슐린의 기능(세포 속에 포도당을 들여보내는 작업)에 차질이 생기는 인슐린 저항성 ▦혈당조절이 안돼 췌장에 과부하 걸리는 것을 억제하는 등 2~3가지 기전을 겨냥했다고 덧붙였다. 삼천당제약은 천연물 복합신약 연구개발에 사운을 걸고 있다. 먹는 당뇨병 및 간질환 치료제는 임상 2상시험을, 주사제형 간질환 치료제는 동물을 대상으로 전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먹는 간질환 치료제는 간염에, 주사제는 지방간ㆍ간경화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 병용요법에 대한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했거나 출원 중이다. 제일약품은 서울의대와, 바이오 벤처기업 싸이제닉은 한림대 천연의약연구소와 공동으로 치매 예방ㆍ치료 효능이 있는 생약추출물을 개발, 임상시험 등 상품화를 서둘고 있다. 특히 싸이제닉은 미국의 식의약ㆍ화학제품 원료공급회사인 셀처케미칼에 향후 2년간 3,000만 달러 이상의 치매 예방ㆍ치료물질을 수출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아약품은 지난해 혈전치료 효능으로 미국 특허를 획득한 녹차 추출물질에 대해 추가 동물실험을 실시한 결과, 간기능 개선 효능이 확인됨에 따라 조만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임상시험을 신청, 동물실험에서 확인된 2가지 효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일성신약(대표 윤석근)은 최근 LG생활건강(대표 조명재)으로부터 느릅나무 껍질 추출물에 대한 특허기술을 이전받아 치주염 및 관절염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한편 바이오 벤처기업 켐온(대표 권오령)은 일본의 가쓰리사와 함께 중국의 인삼으로 불리는 전칠(田七)에 대한 신약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전칠의 재배와 1차 가공을 담당할 회사를 중국 현지에 설립한 뒤, ▦유효성분에 대한 전임상시험은 켐온이 ▦천연물 신약의 제형과 생산은 가쓰리사가 담당할 계획이다. 코스닥 등록기업 벤트리(대표 이행우)도 미국특허를 획득한 해조류 추출물질(VNP001)로 심혈관계질환 예방ㆍ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홍콩에 자체 병원을 설립,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알츠하이머병과 난치성 심혈관질환 등에 치료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홍콩에서 먼저 천연물 신약 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제일제당 이동일 본부장은 "당뇨병처럼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난치병의 경우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병하므로 복합 성분의 천연물 신약이 보다 더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천연물 유래 신약은 유기합성 신약 일색인 세계 신약 시장에서 틈새를 노릴 수 있고, 상품화기간ㆍ비용도 덜 들기 때문에 개발참여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조만간 연구결과가 성과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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