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15개월만에 정규직 코리안 드림 이뤘어요

■ 기업은행 정기인사 눈에 띄는 2인<br>다문화 박로이씨 정규직 채용


11일 기업은행 인사에서 정규직으로 특별 채용된 네팔 출신 박로이(사진)씨의 이야기도 박 지점장 못지않게 드라마틱하다. 지난해 4월 진행된 다문화가정 결혼이주민 특별채용으로 기업은행에 입사한 박씨는 1년 3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신기원을 썼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인도에서 배낭여행을 하던 지금의 아내를 만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과 네팔을 오가는 장거리 연애 끝에 2003년 네팔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2007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한국에서는 네팔대사관ㆍ중소기업중앙회 등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했다.


"은행에 들어오기 전에 네팔ㆍ인도ㆍ파키스탄 출신 이민자들을 상대로 컨설팅 업무를 했습니다. 그때 이민자 중 누군가는 이들을 도와주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대학 때부터 꿈은 은행원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은행원이 돼서 이들을 도와주고 싶었어요."

은행원 생활이 불과 1년밖에 안되지만 그가 거둔 실적은 탁월하다. 월평균 유치한 외국인 고객만 해도 2,000명에 달한다. 미개척지로 남아 있던 네팔인베스트뱅크와의 환거래 계약도 성사시켰다. 은행장 표창은 그에 따른 부상이었다.


"이주노동자들은 노무나 외환 등에서 많은 애로사항을 겪고 있습니다. 도움 받을 곳은 많지 않죠. 입행 후 주말을 잊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업무 특성상 평일에 만날 수가 없어요. 주말마다 공단을 돌았습니다. 은행업무 외에 급여지급 문제라든지 노무 등도 도와줬습니다.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재미있게 일한 기억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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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쓴 만큼 박씨의 포부도 남다르다.

"한국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전에 기업은행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기업은행과 거래하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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