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주력 메모리 사업 회생책 찾아야"

하이닉스 매각 불발 월가 반응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가 마이크론과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거부했다는 뉴스가 4월30일 뉴욕 금융시장에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지만 일부에서는 마이크론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불렀던 것이 하이닉스측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의 주가는 주당 2.75달러(10.4%) 폭락한 23.7달러에 마감함으로써 마이크론이 협상조건으로 제시한 주당 35달러가 11달러 이상 고평가돼 있었음을 입증했다. 이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이날 1.76% 상승하고 한국증시에서 하이닉스 주가가 폭등한 것과 대조적이며 뉴욕과 서울증시의 다수 투자자들이 하이닉스 이사회의 결정을 동시에 지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협상안이 통과됐더라면 마이크론이 최대 수혜자가 됐을 것"이라며 "마이크론이 주가를 너무 높게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하이닉스 매각안 부결 이후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닉스의 강도높은 자구계획과 채권은행단의 부채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전문가는 "한국의 금융여건이 개선되고 국제 반도체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외환위기 직후처럼 기업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하이닉스가 비핵심사업 매각, 과감한 인원정리 등의 플랜을 세운 후 채권단과 부채 구조조정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핵심사업을 매각하고 비핵심사업을 남긴다는 기존 논리의 틀에서 벗어나 핵심사업을 살리는 쪽으로 사고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 AP통신 등은 지난주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부채 60억달러(8조원 상당)를 탕감해줄 것을 채권은행단에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협상을 지켜본 한국 투자펀드의 한 매니저는 채권은행단이 마이크론으로부터 외자유입 없이 신용등급만 스와프하는 방식으로 하이닉스를 매각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이닉스 이사회의 결정에 대한 비난도 만만치 않다. 조 오샤 메릴린치의 반도체 분석가는 "하이닉스는 생존할 수 없는 기업"이라고 말했고 마이크론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이닉스 이사회의 결정에 유감을 표시했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번 협상 결렬이 일시적으로 반도체 가격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의 일부 라인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세계적인 설비과잉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올들어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매각무산으로 반도체 가격 하락이 장기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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