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에 대해 이성을 잃은 협박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2일 판문점 군사정전위 비서장회의에서 북한측 대표 박림수가 「가까운 시일안에 남조선에 보복하겠다」고 협박했다.그는 또 미국이 개입하지 말 것이며 이에 간여한다면 미국에도 보복하겠다고 했다. 단순한 협박이라고 하기에는 적반하장도 유만부동이고 병약무도해서 「선전포고」나 다름없이 들린다.
북은 무장공비를 침투시킨 후 잠수함과 승조원 송환을 요구한데 이어 계속해서 협박의 강도를 높여왔으며 드디어는 정전위에서 공개적으로 협박한 것이다.
북의 보복협박 속셈은 아직 분명치 않으나, 무장공비 침투에 따른 국제적 여론 악화와 고립화를 역공으로 풀어보려는 술책일 수 있다. 또 체제위기와 경제난 탈피를 위한 책임전가, 한미이간, 미대통령선거철을 노린 미국과 대화채널 열기의 전략적 언동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공갈이라고 보기에는 협박이 구체적이고 강도도 높다. 따라서 실제로 국지적 무력도발이나 해외 공관원 공격납치등 불장난을 획책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북의 내부사정으로 미루어 체제위기 타개를 위해 또는 자포자기로 무력행사 모험의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같은 북의 무력도발 모험에 대비하고 확실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래서 전군이 비상경계태세에 들어가고 경계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안보와 북한정책에 틈을 보여서는 안된다.
94년 3월 「서울 불바다」협박과 파장을 기억하고 있다. 북의 공갈협박에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분명한 의지와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또 걱정스러운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불안을 가중시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남북긴장은 남북경협은 물론 수출과 외자도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의 대응도 미덥지 못하다. 미국은 북한의 무력도발과 협박에 대해 유독 유연하다 못해 물렁하여 말려들고 있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북한에 오판기회를 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