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개막한 6자회담에서 2ㆍ13합의 초기조치인 핵시설 폐쇄에 이어 2단계인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의 연내 이행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한국전쟁 종전 선언,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 변화와 함께 북미관계 개선 등의 속도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남북한ㆍ미국ㆍ중국ㆍ러시아ㆍ일본 등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이날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 영변원자로 가동 중단 등 2ㆍ13합의 초기조치 이행 후속단계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6자회담 첫 회의를 마친 뒤 “북한이 최단 시일 내에, 5~6개월 내라도 신고와 불능화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천 본부장은 또 “(핵 프로그램) 신고 범위에 대해서는 2ㆍ13합의에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게 돼 있다”며 “17일 북미 간 양자협의에서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모든 핵 프로그램, 북한이 가지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에 대해 빠짐없이 신고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신고 범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낙관했다. 천 본부장은 이어 “핵무기라는 게 있다면 신고 대상에 포함된다고 다 해석하고 있다”면서 “핵무기든 핵폭발장치든 북한이 가지고 있는 게 있다면 다 (신고 대상에) 집어넣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 본부장은 다만 ‘5~6개월 내 불능화’와 관련, “기술적으로 안전상의 문제가 없을 경우”라고 전제해 앞으로의 상황변화 가능성을 남겨놨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불능화의 대가로 요구한 상응조치와 관련, “북한은 주로 95만톤의 에너지 지원을 어떻게 제공할 것이냐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주로 에너지 지원에 논의가 집중됐다”고 전하고 “다른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는 들어본 게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상응조치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적성국교역법 적용 금지 등을 요구했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문제는 2ㆍ13합의에 구체적으로 들어간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6자 차원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19일 이번 6자 수석대표회담의 성과를 정리하는 공동문건을 ‘의장성명’ 또는 ‘의장요약’ 형식으로 채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