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22일은 세계 물의 날

수질오염 따른 물부족 심각<br>IT·BT 이용 통합관리 나서야

22일은 14번째 맞이하는 세계 물의 날이다. 국제연합(UN)에서 물의 날을 만들고 기념하는 것만 보더라도 물은 국제적으로도 매우 주요한 자원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물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제는 물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을 적절하게 활용해 수자원 관리를 업그레이드시킬 때가 온 것이다. 얼마 전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두 아이와 함께 아파트 옆을 흐르는 하천 변 산책에 나섰을 때의 일이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둔치와 잘 정리된 산책로를 따라 많은 사람들이 걷고 혹은 달리면서 여유 있고 평화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모처럼 만의 작은 행복을 금방 앗아간 것은 문득 풍겨온 고약한 냄새였다. 하천은 폭이 꽤 넓었지만 바닥 곳곳이 훤히 드러날 만큼 흐르는 물이 적었고 바닥에는 뭔가가 쌓이고 썩어가면서 마치 하수구 같은 냄새를 내뿜고 있었던 것이다. 10여년이 넘는 세월을 물을 관리하는 일과 수질오염 문제를 연구하고 가르쳐온 사람으로서 아이들 보기가 여간 민망하지 않았다. 하수관거 및 하수처리장 건설이나 하천의 정비 및 복원에 쏟아부은 국가 예산이 얼마고, 그동안 발표된 수질오염 관련 논문이 그토록 많았건만…. 물론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수치 변화까지 증거로 들이대면서 그동안 국가 차원에서 투입된 막대한 투자와 노력을 통해 거둔 수질 개선 성과를 오히려 자랑할 분도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은 미래세대에 물려줄 우리의 하천과 호수가 오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솔직한 실정이다. 특히 도심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마음 놓고 멱 감을 수 있는 하천을 찾아보기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환경기초시설 확충, 비점오염원 관리, 수질오염총량 관리 등 정부 당국이 그동안 추진해온 여러 수질관리정책은 오염 부하량을 줄임으로써 수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강수량의 계절적 편중 때문에 갈수기 수량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의 하천 상황에서는 오염 부하량 삭감에 의한 하천 수질 개선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갈수기에는 오염물질이 바닥에 쉽게 가라앉고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수중 미생물의 활성도 저하로 자정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수질오염은 더욱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하천유지유량은 선진국으로 갈수록 그 수요가 증가하며 우선순위도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천유지유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에는 물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과거에는 댐 건설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방법에 크게 의존할 수 있었지만 생태계 변화나 사회적 비용 등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현실적인 최적의 대안이라 하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미래의 물 관리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정보기술(IT)ㆍ생명공학기술(BT)ㆍ환경기술(ET) 등의 첨단기술을 이용해 기상과 강우량, 하천 유출량과 수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통합물관리기술을 실현해야 한다. 앞으로 발생할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알 수 있으면 훨씬 효과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한 것처럼 유입될 물의 양과 필요한 공급량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면 물 이용 효율 또한 크게 높일 수 있다. 통합물관리기술은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과학적 도구이다. 즉 신뢰도 높은 수량과 수질 예측 정보를 물 공급자 및 이용자에게 제공해 하천 환경에 맞게 최적화함으로써 물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지속가능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통합물관리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곧 실용화될 전망이다. 첨단 과학기술을 융합한 고도의 통합물관리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 하루빨리 이를 실용화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촉구하고 또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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