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와 세계경제 침체 전망으로 이틀째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3개월 만에 48달러선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2월18일 이후 최저치로 당분간 하향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91달러(3.8%) 내린 48.54달러로 마감됐다. WTI 6월물은 장중 한때 배럴당 48.30달러로까지 떨어졌었다. 6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1.73달러 하락한 48.34달러로 장을 마쳤다. 두바이 현물가는 배럴당 44.99달러를 기록, 45달러선이 붕괴됐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미국의 지난주 석유재고가 전주에 비해 270만배럴 증가한 3억2,970만배럴을 기록, 99년 7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내는 등 수급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기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중국의 석유소비 증가율 전망을 7.9%에서 7.4%로 하향 조정하고 유럽위원회(EC)가 유럽의 2ㆍ4분기 경제성장 전망치를 0.5%에서 0.4%로 낮춘 것도 가격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에도 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레프코그룹의 마셜 스티브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유가의) 하락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미국의 석유재고 증가와 수요 증가세 둔화가 하락세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