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급불균형+불안심리 “복합작용”/꺾이지 않는 시중금리 왜 이러나

◎사채발행 두달째 3조 넘어 “과잉”/월말수요 일단락 금주가 고비… 지속여부 관심/금리하향 정책에 자금운용 위축정부의 강력한 금리하향안정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시장 실세금리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채권시장에서는 전날 연 12.48%까지 올랐던 1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수익률 움직임의 기조적 전환이라기 보다는 단기급등에 따른 기술적인 반락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단기금리의 하락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지준율인하 등 일련의 금리하향안정화 정책이 벌써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진단마저 나오고 있다. 최근 나타난 시장 실세금리의 오름세는 상당히 복잡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는 대체로 시장요인과 심리요인으로 대별된다. 먼저 채권 및 자금시장의 수급측면을 살펴보면 시장 실세금리가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채권시장의 경우 11월중 회사채발행예정물량이 90년이후 최대치인 3조1천9억원에 달한데다 12월 회사채발행신청물량도 3조2천억원(특례분 2조9천1백50억원)에 달했다. 이달중 특수채 발행예정물량이 1조6천4백2억원이었으나 25일 현재 발행실적은 예정물량의 32·5%인 5천3백25억원에 불과, 월말까지 상당한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반면 채권매수세는 취약하기 그지없다. 가장 대표적인 채권매수처인 투신과 은행신탁계정의 수탁고가 정체, 채권매수여력이 없는 상태다. 투신사 장기공사채형의 경우 지난 8월부터 4개월 연속 수탁고가 줄어들고 있고 이달들어서만 지난 22일까지 8천6백58억원이 줄었다. 은행 금전신탁의 경우도 이달들어 22일까지 4천3백34억원 유입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증권사 상품채권 잔고는 지난 23일 현재 6조5천6백37억원으로 사상최고수준에 육박, 추가적인 채권매수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다. 경제기조적으로도 기업들의 재고조정이 예상외로 늦어짐으로써 기업들의 운전자금수요가 좀처럼 줄어들 줄 모르고 있는 점도 시장 실세금리하락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금리 상승의 보다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심리적인 요인이라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금리인하를 강조함으로써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시장 수급요인보다는 정부의 이같은 시책에 편승, 금리하락에 대한 비정상적인 기대심리가 팽배해졌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정부의 금리인하책을 믿고 자금조달을 초단기화시켰고 이에 따라 한은의 신축적인 통화공급에도 불구하고 단기금리가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면서 기관들의 자금운용을 보수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수급상의 시장불균형요인이 심리적 요인의 가세로 증폭됐다는 설명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주가 향후 금리움직임의 향방을 결정하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주가 지나면 월말자금수요가 일단락되고 통상 12월에 집중적으로 방출되는 정부의 재정자금으로 시중 자금사정이 호전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체로 회사채수익률 연 12.50∼12.60%선이 강력한 저항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부의 인위적인 금리인하책으로 형성된 불안심리가 지속될 경우에는 상당기간 고금리의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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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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