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이명박 대통령 "경제위기 반드시 극복" 단호 의지

"기업 흑자도산 막겠다" 불안심리 잠재우기<br>"외환위기 없어… 과도한 공포심 경계해야"<br>與 "해법제시" 野 "현실인식 부재" 엇갈려

이명박(왼쪽) 대통령이 27일 2009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를 방문, 연설에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손용석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27일 국회 시정연설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경제에 대한 국내외적인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준비됐다. 정부가 재정ㆍ통화정책을 총동원해 외화ㆍ원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테니 여야 정치권을 초월한 국민 모두가 단결해 위기를 극복해나가자고 호소했다. ◇“실제 이상으로 공포심에 휩싸이는 것 경계해야”=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지금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다”며 위기설을 강하게 부정하면서 “문제는 심리적인 것으로 실제 이상으로 상황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공포심에 휩싸이는 것은 경계해야 할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부족으로 촉발한 금융위기가 실물 분야로 확대되는 현 시점에서 국정의 최고책임자로 위기극복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불안심리’로 실제 이상 과도하게 진행되고 있는 ‘위기 도미노’를 막고 나아가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이 총리 대독 관행을 깨고 직접 시정연설을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에서 직접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것은 지난 2003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첫 해 이후 5년 만이다. ◇“기업 흑자 도산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고통은 저에게도 뼈저린 아픔”이라며 경제위기로 고통 받는 국민, 특히 서민들을 어루만지는 것으로 시정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흑자 도산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 시장이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선제적이고 충분하며 확실하게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달리 충분한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등 실물 부문이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이 이 대통령이 위기극복을 자신하는 근거다. 이 대통령은 통화정책, 즉 유동성 문제에 대해 “시장이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선제적이고 충분하며 확실하게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실물경제 침체와 관련, “예산 지출을 과감하게 확대하고 수출증가 둔화에 대응,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선제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위기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여야 정치권도 위기상황을 맞은 ‘비상국회’로서 위기극복에 동참해줄 것을 주문했다. 당장 국내은행의 대외채무 지급보증 동의안의 적기 처리와 함께 다소 긴축예산으로 편성된 내년 예산에 대해 심의과정에서 실물경기 회복을 위해 세출예산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정치권, 엇갈린 반응=한나라당은 국민에게 위기극복을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고 평가한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실망스러운 연설로 현실인식 부재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연설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여야 구분 없는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진심어린 부탁과 협력의 뜻이 담겨 있다”고 호평했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경제위기를 제대로 인식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한가로운 자기주장만 했다”고 주장했다. 26분가량 진행된 연설 중 이 대통령이 경제상황을 진단하면서 단호한 대처를 강조하는 대목에서 박수를 보내는 등 연설 동안 모두 9번의 박수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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