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사교육비 감소?

영어 인증시험·각종 경시대회 응시자 크게 줄어<br>일각선 "내신 향상 위한 개인과외 더 성행" 지적


외국어고ㆍ국제고ㆍ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입시를 위한 '스펙'으로 각광받던 영어 인증시험과 수학ㆍ과학 경시대회(올림피아드) 응시자가 올 들어 크게 줄어들고 특목고 대비반을 운영하는 학원의 수강생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당국은 특목고 입시를 위한 사교육을 잡기 위해 도입한 자기주도 학습전형의 '약발'이 먹히면서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영어듣기평가나 스펙이 강조되던 특목고 입시가 내신 위주로 바뀌면서 내신 향상을 위한 개인ㆍ그룹과외가 더 성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텝스관리위원회ㆍ대한수학회 등에 따르면 올해(1~9월) 영어 인증시험 '텝스(TEPS)'를 본 초등학생과 중학생(만6~만14세)은 2만52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5,334명)보다 19.0%(4,805명) 감소했다. 응시자가 100명 이상인 연령을 보면 만11세가 47.8%(232명)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만12세와 만13세도 각각 38.7%(993명), 20.5%(1,275명)줄었다.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했던 중학생 올림피아드 응시자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학 올림피아드 응시자는 지난 2002년 1,802명에서 지난해 1만4,736명으로 8배 이상으로 급증했지만 올해는 9,247명에 그쳐 2006년 이후 4년 만에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물리와 화학 올림피아드 응시자도 지난해보다 각각 36.6%와 41.4% 감소했다. 이는 올해부터 국제중, 외고ㆍ국제고 입시에서 영어 인증시험 점수를 반영하지 않도록 하고 과학고 입시에서 경시대회 수상실적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교과부가 특목고 입시대비반을 운영하는 수도권 8개 학원을 표본 추출해 수강생 수를 파악한 결과 이들 학원의 전체 수강학생 수가 지난해 1월 861명에서 자기주도 학습전형 도입이 발표된 직후인 올해 1월 388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8월 현재 288명으로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전수조사를 해봐야겠지만 특목고 대비반 운영이 줄고 있다는 현상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외고 입시에서 영어듣기평가가 폐지되고 영어 인증시험이나 경시대회 수상실적이 전형요소에서 배제되면서 영어듣기평가 대비를 위한 대형 어학원 수강생이나 올림피아드 응시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고나 과학고 입시에서 내신 비중이 커지면서 성적 향상을 위해 고액 개인ㆍ그룹과외를 받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한 입시전문가는 "외고에 지원하려면 중학교 2ㆍ3학년 영어 내신이 최소 2등급은 돼야 하는데 특목고 대비 학원들이 20여종에 이르는 교과서를 제대로 가르치기 힘들다"면서 "상당수 학생들이 특목고 입시를 위해 학원을 다니기보다는 고액 개인과외나 그룹과외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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