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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1월 25일] 원조 공여국에 걸맞은 책임감과 시스템 필요
우리나라가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24번째 회원국이 된다. DAC는 개발도상국 원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로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가입할 수 있다. DAC 회원국이 됐다는 것은 우리나라도 '원조 선진국'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조를 받아온 수혜국 중 유일하게 원조공여국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받은 것을 되돌려준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원조공여국이 된 것은 눈부신 경제성장의 결과이다. 36년간의 일제강점기와 6ㆍ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은 피땀 흘린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국제사회의 지원이 밑거름이 됐다. 지난 1945년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우리가 받은 해외원조는 127억달러로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600억달러에 이른다. 6ㆍ25전쟁 당시 50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8,000달러에 달하고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을 넘보게 데는 국제사회의 지원과 도움이 큰 힘이 됐다.
그러나 경제력에 비해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도는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국민총소득의 0.09%인 8억달러에 그쳤다. 이제는 우리도 받은 것 이상으로 돌려줄 때가 됐다. 정부는 DAC 가입을 계기로 오는 2015년까지 국민총소득 대비 ODA 비율을 0.25%로 늘리고 조건 없는 원조의 비율도 25%에서 75%까지 늘릴 계획이다.
대외원조 규모가 커지는 만큼 효율적인 집행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도 정비해야 한다. DAC실사단은 ODA를 통합 추진하는 시스템과 법률 미비, 대가 없는 원조인 증여율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25개 부처와 기관에 흩어져 있는 지원체계 등을 정비하고 원조를 받는 나라의 실정에 적합한 맞춤형 지원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국민적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외교통상부가 지난해 '대외원조 규모를 늘려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실시한 국민여론조사에서 53%가 '현수준 유지', 28%가 '줄여야 한다'고 응답할 정도로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대외원조는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투자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