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급성장으로 아시아의 경제력이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와인시장에서도 ‘아시아가 뜨고, 유럽이 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일 AFP통신은 최근 아시아경제가 힘찬 성장을 이어가면서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에서의 와인 소비가 급증, 오는 2010년까지 전세계 와인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와인 종주국’인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인들이 오랜 경기침체로 술 소비를 줄이고 있는 반면, 아시아인들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고급 술로 여겨졌던 포도주를 즐겨 찾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와인 전문가 시몬 탐은 “아시아인들은 포도주 소비를 세련된 최신 유행처럼 생각하고 있다”면서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서 부(富)를 과시하는 쪽으로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AFP는 포도주 및 주류 전시회인 비넥스포(Vinexpo) 후원으로 작성된 조사보고서를 인용, 아시아 국가들이 소득 수준 향상과 함께 고급 술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면서 오는 2010년까지 아시아 포도주 소비가 4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포도주 소비는 약 1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04년 아시아인들이 마신 포도주의 양은 6억7,000만리터, 353억달러(약 34조원) 어치로 전세계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 2004년까지 4년 사이에 소비량이 20%나 늘어났고, 이후 3년간 다시 48%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반면 프랑스ㆍ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소비는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1984년 프랑스인 1명이 1년간 마신 포도주의 양은 100리터였지만 2004년에는 70리터로 20년 사이에 약 3분의 1 가량 줄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로버트 베이나트 비넥스포 회장은 “전통적으로 포도주 시장을 떠받쳐 온 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아시아 등 다른 지역 국가들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아시아에서 포도주 소비 증가는 ‘부 의 성장’과 관계가 밀접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