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저평가된 증시의 매력

국내 주식시장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상승한 이후 6개월간 조정국면을 겪고 있다. 올해 4월 초 종합주가지수가 900포인트에 안착하면서 온통 장미빛이었던 주식시장 전망도 6개월 사이에 암흑빛 일색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현재 주식시장을 떠나야 할 정도로 비관적인 것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주식시장이 그 나라의 경제를 반영하고 경제상황에 선행하는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내년의 경제상황이 앞으로 주식시장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는 2.8% 성장하고 오는 2003년에는 3.7%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해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재차 침체에 빠지기 보다는 완만한 회복국면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국내경제 상황도 그리 나쁘게 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된다. 다음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 운용 측면에서 투자가 가능한 상품은 크게 주식ㆍ채권ㆍ부동산을 들 수 있다.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는 자금이 부동산과 채권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최근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주춤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 관련 자금대출이 당분간은 증가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둔화될 전망이다. 또 물가와 현금리를 고려할 경우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는 주식에 대한 매력도가 재차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다. 더욱이 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던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기업들의 자사주 취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급개선이 기대된다. 해외시장과 관련해서는 과거 주식시장 버블 붕괴 기간이 30∼33개월로 나타나고 있어 시간론상으로 지난 2000년 3월부터 진행된 미국 주식시장 하락이 마무리될 수 있는 시점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식과 채권의 상대 기대수익률로 평가하는 Yield ratio 모델상으로도 미국 주식시장은 역사적으로 매력적인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5.5% 수준으로 10년만기 국채수익률 3.6%대보다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은 미국시장이 안정될 경우 재차 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국내 주식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주장을 반박할 만한 논리적 근거가 별로 없다. 90년 이후 '빅 6'의 역사적인 평균 주가수익배율(PER)은 13.2배인데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할 때 현주가는 약 47%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또 올해 코스피200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PBR이 1배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현재 주식시장이 극심한 저평가 상태에 있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향후 국내 주식시장은 경기ㆍ수급ㆍ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측면에서 판단할 때 그동안의 조정국면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리스크가 높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펀더멘털측면과 역사적인 국내 주식시장 흐름상으로 볼 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만큼 주식시장의 리스크가 적은 경우도 드물었다. 단기전에서는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이변이 종종 발생하지만 장기전에서는 펀더멘털이 강한 팀이 우승하기 마련이다. 주식시장을 펀더멘털로 볼 때 역사적으로 가장 저평가된 영역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해외 주식시장의 불안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이 상승 추세로의 반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결국에는 펀더멘털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추격 매도에 나설 필요성은 없어 보이며 오히려 주식비중을 확대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인내를 가져도 될 시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정종열<동부증권 사장>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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