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뷰] '스쿠프' 한층 밝아진 우디 앨런표 코미디


우디 앨런의 지적인 코미디에 관심은 있었으나 그간 차마 도전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첫 시작으로 '스쿠프'는 알맞은 영화다. 작품 속엔 그만이 창조해 낼 수 있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아이러니한 상황설정과 지적인 대사가 여전하다. '애니 홀' 이후부터 쭉 보아왔던 전형적인 우디 앨런 표 코미디 그대로. 대신 영화는 그런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한층 밝아졌다. 일단 주연배우가 노구의 우디 앨런이 아니라 화사한 스칼렛 요한슨과 근육질 미남 휴 잭맨이다. 주연배우의 연령대가 한참 낮아진 만큼 영화는 예전 그의 영화보다 활기차 보인다. 게다가 감독은 영화 속에 미스터리극과 함께 묘한 로맨스코드까지 집어넣었다. 선남선녀 주연배우, 활기찬 미스터리 로맨스극, 게다가 지적인 유머까지. 대충 현대 관객들을 만족시킬 만한 요소는 모두 모아놓은 셈이다. 영화는 위대한 특종기자 조 스트롬벨(이안 맥쉐인)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한다. 살아 생전에 늘 특종을 찾아 헤매던 그는 저승길로 가던 중 일행으로부터 영국 최고 귀족가문의 젊은이인 피터 라이먼(휴 잭맨)이 연쇄살인범 '타로카트 살인마'라는 사실을 듣는다. 특종기자의 본능이 발동한 스트롬벨. 유령이 돼 이승에 와 마술사 시드니(우디 앨런)의 공연 도우미로 나선 신출내기 기자 지망생 산드라(스칼렛 요한슨)에게 이 정보를 준다. 진짜 기자가 돼서 특종 한번 하겠다는 일념에 불탄 산드라. 어설픈 마술사 시드니와 함께 피터 라이먼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그러나 잘생기고 능력있으며, 심지어 매너까지 있는 그의 매력에 그녀는 속수무책. 어느새 산드라는 피터 라이먼과 사랑에 빠진다. 영화 속에서 관객들은 스칼렛 요한슨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동안 주로 예쁘고 고혹적인 전령적 여주인공을 맡아온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는 커다란 자전거 안경을 쓰고 연신 조잘거린다. 마치 또 다른 우디 앨런을 보는 기분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 또한 자못 귀엽기도 하다. 우디 앨런의 팬이라면 그가 주연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섭섭해 할 필요는 없다. 비록 나이가 들어 스스로 조연으로 물러났지만 그는 귀여우면서도 지적인 유머를 영화 내내 보여준다. 주연만 아닐 뿐 여전히 영화를 장악해서 그의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때문에 '스쿠프'는 스칼렛 요한슨의 팬, 우디 앨런의 팬 모두가 즐기기에 알맞은 영화다. 당신이 요한슨의 팬이라면 그녀의 새로운 변신과 함께 신나는 미스터리 코미디극 한편을 보면 된다. 당신이 우디 앨런의 팬이라면 객석에서 느긋하게 팔짱을 끼고 그의 여전한 지적 대사를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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