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출도 주춤" 증가세 둔화

하반기 성장률 유가가 좌우…연평균 69弗땐 '5%'도 어려워<br>실제 유가, 수정치 62弗웃돌듯 "경기전망 여전히 낙관적" 지적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0.2%포인트 하향 조정했음에도 여전히 너무 낙관적으로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DI는 두바이유 연평균 가격 예상치를 배럴당 55달러에서 62달러로 올리면서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을 성장률 하향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의 중동사태 등을 감안할 때 실제 국제유가는 KDI의 수정전망치 62달러를 3달러 이상 웃돌 가능성이 있다. 이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 5월 북한 미사일 발사, 이스라엘 레바논 공습 등 최근 악재를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간 유가가 최고 배럴당(두바이유 기준) 65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반기 성장률 국제유가가 좌우=유가상승이 지속되자 KDI는 GDP 성장률을 지난 4월 발표 때보다 0.2%포인트 낮춘 5.1%를 제시했다. 4월 당시 제시했던 두바이유의 연평균 가격 예상치는 55달러. 이날 제시한 62달러보다 7달러가 낮다. 결국 3개월 새 두바이유의 연평균 예상 가격을 높이는 대신 GDP 성장률을 낮춘 것이다. 단순 산술 계산으로 평균 유가가 7달러 오르면서 GDP 성장률을 0.2%포인트 갉아먹은 셈이다. 문제는 고유가의 여파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초 이후 6월까지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은 61달러. KDI의 연평균 예상치 62달러와는 1달러 차이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란 핵문제와 북한 미사일 사태에 이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등 겹겹 악재로 인해 두바이유의 가격은 꺾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14일에는 70달러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두바이유의 연평균 가격은 70달러에도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GDP 성장률 조정으로 이어지게 되고 5% 성장을 어렵게 할 것이다. ◇수출 소폭 둔화 가능성=상반기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에 대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 유가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세를 이뤘던 수출은 하반기에는 증가세가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가장 큰 이유는 선진국 경제의 위축 가능성이다. 내수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증가율마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경기의 하방위험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신인석 KDI 연구위원은 “국내 수출이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호조를 보인 것은 선진국 경기가 최근까지 상승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수출은 환율보다는 미국ㆍ유럽ㆍ중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 영향을 많이 받아왔다는 것. 그러나 하반기에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중국 경제의 성장률 하락 등으로 인해 수출 증가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상품수지는 263억달러 흑자, 서비스ㆍ소득수지 등은 223억달러 적자를 기록, 경상수지는 4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거시정책 기조 변경 필요성은 낮아=불투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KDI는 ‘현 시점’에서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변경해야 할 필요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가 등 하반기 대외여건은 현재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큰 만큼 거시경제정책 기조 변경은 현안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신인석 KDI 연구위원도 “소비 증가세의 둔화는 고유가 등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나타나고 있다”며 “대외여건 추이에 따라 성장속도 조정폭도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이와 함께 “하반기에 경기급락, 침체국면 진입의 가능성이 낮은 만큼 소비ㆍ투자심리의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미 FTA, 연금제도, 서비스업 구조조정 등 중장기 성장잠재력과 관련된 정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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