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11일간 상승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사상최대폭인 50.14포인트가 폭락했다. 또한 선물도 사상최대의 낙폭을 기록했으며 코스닥시장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은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 스폿펀드들의 펀드해지용 매물출회, 선물 만기를 하루 앞둔 상태에서 대거 출회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 매물에 대한 우려, 그리고 단기급등에 따른 불안심리, 미 금리인상 기정사실화등 크게 네가지로 요약된다.
9일 종합주가지수는 그동안 장세를 주도했던 기관투자가(투신 제외)와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전일보다 무려 50.14(5.87%)포인트 하락한 803.46포인트를 기록, 사상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종전 사상최대 낙폭은 지난 97년 11월7일의 38.24포인트였다. 이날 하락률 5.87%도 종전 기록(99년 1월22일 5.4%)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날 주식시장은 최근의 지수급등으로 가격부담이 높아지고 투자심리 역시 위축돼 개장 초부터 약세를 보였다. 특히 국내 회사채 금리가 8%대에 진입하고원화환율이 1,160원대까지 급격히 하락, 수출관련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되면서 주가 하락세를 부추겼다.
외국인과 투신을 제외한 기관투자가들이 이익실현 차원에서 지수관련주들을 대량으로 쏟아내자 하락폭은 갈수록 커졌다.
특히 장 막판에 선물만기일에 대한 부담으로 프로그램 매물들이 쏟아지는 바람에 한꺼번에 10포인트 가까이 수직하락, 주가지수 810선이 쉽게 무너졌으며 800선마저 위협했다. 투신권이 장 막판에 순매수로 돌아섰으나 하락폭을 좁히지는 못했다.
주식값이 오른 종목은 상한가 25개를 포함해 214개였고 하락종목은 하한가 6개 등 617개였으며 보합은 57개였다.
업종별로는 중·소형주, 대형주 가릴 것 없이 전업종이 내림세였으며 특히 증권·보험·도매·1차금속·철강금속 등의 하락폭이 컸다.
핵심블루칩인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이 각각 3,000원과 8,000원 내렸으며 삼성전자와포항제철도 8,000원과 1만원씩 내리는 등 큰 폭으로 하락해 최근 급등장세의 주연격인 블루칩 5인방이 이번에는 폭락장세를 주도했다. 현대자동차·주택은행·국민은행· LG전자 등 여타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낙폭도 컸다.
선물시장은 증권과 개인이 각각 4만678계약, 3만719계약의 매도에 나서면서 전일보다 무려 7.20포인트가 하락한 94.80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사상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전일보다 4.69포인트 떨어진 145.21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폭락이 특별한 재료보다는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 등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인 만큼 숨고르기를 거친 후 조만간 재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구영 기자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