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상장사 경영진 범죄전력공개

금융위, 사업보고서 기재 의무화

정부가 상장사 경영진을 포함한 임원과 대주주의 횡령ㆍ배임 등 경제 관련 전과기록을 사업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기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의 연봉내역이 공개되는 데 이어 경영진의 범죄사실이 공개될 경우 회사 경영의 투명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재계는 인권침해 가능성을 거론하며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위원회는 상장사 경영진의 전과내역을 의무공시 사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2월 감사원의 지적 사항에 대한 조치로 금융위는 지난해 말 자본시장연구원에 의뢰해 관련내용에 대한 연구용역을 마쳤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장사 임원의 범죄사실 공시와 관련된 내용은 지난해 연구용역을 준 주제 중 하나로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필요성이 크다"며 "다만 인권침해 소지가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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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및 경영진의 범죄사실과 관련된 내용은 등기임원 보수와 마찬가지로 사업보고서나 분기보고서 등 정기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기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공시사항에는 횡령ㆍ배임은 물론 내부자거래ㆍ시세조종ㆍ부정거래 등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관련 전과와 함께 파산전력이 포함된다. 공시 대상은 임원과 대주주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사업보고서상 임원의 횡령ㆍ배임 등에 대해 공시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법정공시가 아니어서 공시하지 않는다고 해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며 "임원진의 전과사실이 법정공시 사항으로 지정된다면 투자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등기임원의 연봉공개와 더불어 전과기록마저 공시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투자자의 알 권리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처벌받은 사실을 재차 공개하는 것은 개인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기업들이 인적자원을 고용하는 데도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경영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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