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4월 12일] 해외건설 수주, 전략적 경쟁 필요

국내 건설회사들의 해외 건설 수주실적은 지난해 491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올해도 700억달러 이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은 치열한 수주경쟁 속에서 우리 업체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을 확보하고 지켜나갈 때 비로소 현실화할 수 있다. 현재 우리 건설업체는 중동 시장에서 후발업체와 선진국 업체의 견제를 동시에 받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에서도 북미ㆍ유럽의 선진업체를 비롯해 중국 및 현지 업체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업체 간 수주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그런데 국내 업체 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업체 수 증가는 기대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입찰가격 제시를 통한 수주보다는 경쟁업체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게 해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입찰업체 수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저하는 해외건설 도급허가제가 폐지된 지난 1993년부터 2009년까지의 실적을 분석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경쟁 국가의 업체를 제외하고 우리 업체가 4개 이상 입찰할 경우 평균 수주 성공률은 1~3개 업체가 입찰한 경우보다 높은 수준이었지만 수익률 측면에서는 입찰업체 수의 증가가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ㆍ아프리카ㆍ중남미 등에서 4개 이상 다수의 업체가 입찰했을 때 수익률이 1~3개 업체가 입찰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중동 시장에서는 3개 업체가 입찰·수주했을 경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입찰업체의 과도한 증가는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신성장동력산업으로서 해외 건설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건설업체는 해외 건설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지원과 노력을 결집하고 있다. 때문에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실적을 기록하기 위한 수주는 해외 건설업이 갖는 외화 획득이라는 순기능에도 부합하지 않고 우리 업체 간 과당경쟁은 우리나라의 이미지 제고 및 위상 정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외 건설시장에서 건설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인 업체 간 경쟁이 필요하다. 실적 증가만을 목표로 하는 수주는 더 이상 우리 업체가 나아갈 방향이 아니다. 1,000억달러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 해외 건설업의 위상을 고려할 때 업계의 보다 성숙된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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