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반값아파트등 공공주택 정책 왜 외면 당하나

설익은 대책이 빚은 "예고된 실패"<br>반값아파트, 재산권 제약 많고 분양가 안싸<br>사업성 논란에 비축용 임대도 흥행 불확실



‘반값 아파트’, 비축임대 등 정부의 공공주택 정책이 번번이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집값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자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설익은 대책을 내놓으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예고된 ‘반값 아파트’ 흥행 실패=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알려진 환매조건부와 토지임대부 주택은 수요자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전날 실시된 군포 부곡지구의 1순위 청약 결과 총 620가구(일반공급 기준) 모집에 66명만이 접수했다. 최근 일반 아파트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이기도 하지만 환매조건부와 토지임대부의 분양 구조가 수요자 측면에서 유리한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환매조건부 주택은 계약 후 20년간 전매가 금지되며 20년 이내에 팔 경우 대한주택공사에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재산권에서 상당히 큰 제약을 받는다. 더구나 환매조건부 주택의 분양가는 인근 주택의 90% 수준에 달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도 크지 않다. 환매조건부 주택의 전매제한 20년은 최근 시행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전매제한 10년보다 2배나 긴 기간이다. 현재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도 전매제한이 길어 미분양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20년간 매매할 수 없는 주택은 더욱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토지임대부 주택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가장 큰 문제점은 지상권에 따른 입주자의 권리다. 지상권은 타인의 토지에 건물 등을 소유하기 위해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로 건물의 경우 존속기간은 30년이다. 30년이 지나면 입주자(지상권자)는 땅 주인(주공ㆍ지상권 설정자)에게 지상권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자신의 건물을 사달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땅 주인이 갱신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땅 주인이 입주자에게 건물을 팔라고 할 수 있고 입주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절할 수 없다. 이 경우 지은 지 30년 된 아파트의 가치는 거의 없기 때문에 입주자는 졸지에 거리로 몰릴 수도 있게 된다. ◇비축용 임대주택도 불확실=다양한 임대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비축용 임대주택도 시작 전부터 사업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비축용 임대주택은 평균 99㎡형으로 기존 국민임대주택보다 넓고 최소 10년 이상 임대된다. 이후에는 분양으로 전환하게 되며 입주자에게 분양 우선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공공임대주택과 비교했을 때 주택 크기와 임대기간만 다를 뿐 거의 같은 구조다. 또 근거법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데다 정부 내에서도 사업성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15일 ‘건설교통부 2008년 예산안 분석보고서’에서 연간 7조원 규모의 민간펀드로 50만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에 대해 재정부담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도심지역의 택지 확보가 어려워 미임대가 예상된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비축용 임대주택 50만가구를 건설하는 데는 6,600만㎡의 택지가 필요하다”며 “도심 외곽지역에 택지를 공급할 경우 입주 수요가 부족해 미임대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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