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국에 밀리는 동북아 물류허브

세계적인 다국적 물류 기업들이 동북아 물류허브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외면하고 속속 중국으로 몰려가고 있어 중국과의 물류허브 경쟁에서 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세계적인 화물운송업체인 페덱스(FedEx)는 우리나라의 유치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13일 필리핀 수빅만에 있는 아시아 물류허브를 중국 광동성 광저우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UPS는 이미 상하이 DHL은 홍콩에 아시아 본부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동북아물류 중심지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인천 송도에 페덱스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중국행이 결정됨에 따라 세계적인 물류기업 유치와 이를 통한 물류허브 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지게 됐다. 이들 세계적인 물류 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은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물류 비즈니스는 사업의 특성상 입지조건도 중요하지만 방대한 물류 관련 시설과 수송시설이 필요하고 이 같은 물류 인프라의 확충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동북아 물류허브로서 입지조건 면에서는 상당히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물류 기업들의 중국행은 물류 인프라와 관련제도등에서 중국에 비해 불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적인 물류허브는 항공과 항만경쟁력에 좌우된다. 막대한 물동량을 담당하는 물류기업의 중국행은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의 물동량을 증대시킴으로써 항만 및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에 될 것이다.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하이 등에 동북아 물류허브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물류중심지 계획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우선 페덱스가 한국을 외면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 지부터 분석해 개선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순서이다. 물류허브는 의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항공ㆍ항만 등 물류 인프라 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하고 세계적인 물류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물류허브는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는 제조업을 대신하는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 할 수 있다. 물류허브에서 중국에 밀리는 것은 성장엔진을 빼앗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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